'4강 탈락' KIA, 2014시즌 대대적인 개편 준비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9.17 06: 15

KIA가 2년 연속 4강 진출에 실패하며 자존심을 구겼다. 하지만 가만히 손놓고 있을 수만은 없다. 2014시즌을 위해 벌써부터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KIA는 지난 16일 대전 한화전에서 6-9로 패하며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4강 포스트시즌 진출 가능성이 완전히 소멸됐다. 이미 일찌감치 4강이 물건너갔지만 잔여 16경기를 남겨둔 시점에서 최하위 한화에 발목을 잡히며 씁쓸함이 두 배가 되고 있다. 
선동렬 감독 체제에서 2년 연속으로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만큼 내년에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벼랑끝 심정으로 매달려야 명가 재건과 자존심 회복이 가능하다. 내년을 위해 일찍부터 준비하는 것이 우선이다. 선동렬 감독도 내년 시즌 로드맵을 설정해 놓았다. 윤석민의 해외 진출, FA 이용규의 거취 등은 상황을 지켜봐야 하지만 어느 때보다 변화의 폭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먼저 군입대-제대 선수들의 이탈과 가세다. 4번타자로 활약한 나지완이 내달 7일 입대하는 가운데 내야수 홍재호와 외야수 이준호가 군입대를 희망하고 있다. 여기에 좌완 투수 박경태도 고려 대상이다. 선동렬 감독은 "박경태가 지난 군산 SK전에서 캠프 때 모습대로 위력적인 공을 던졌다. 저런 면이 있구나 싶을 정도로 깜짝 놀랐다. 남은 경기에서 조금 더 지켜보고 군입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롭게 가세할 제대 선수들도 있다. 선동렬 감독은 "투수 곽정철과 박성호, 외야수 김다원이 복귀한다. 곽정철은 팔꿈치 수술을 받은 후 재활을 하고 현재 롱토스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입대 전 KIA 불펜의 주축으로 활약한 곽정철이 기량을 회복한다면 팀에 큰 힘이 될 수 있다. 선 감족은 박성호에 대해서는 "제구력이 관건"이라고 했다. 
외국인선수 재계약 문제도 신중하게 접근하고 있다.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는 헨리 소사에 대해 선 감독은 "아직 재계약과 관련해 결정된 건 아무 것도 없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고 유보했다. 지난해에 비해 성적이 떨어진 소사이지만 그만한 선수를 구하기가 쉽지 않다. 선 감독은 "작년에는 힘으로 타자들을 윽박질렀는데 올해는 긴 이닝을 던지려다 보니 맞혀잡는 피칭을 하다 맞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역시 재계약 불가 쪽에 무게가 살짝 기울었다. 
포수진 세대교체도 선 감독이 역점 사업으로 생각 중이다. KIA는 지난 몇 년간 포수 때문에 골머리를 앓았다. 올해도 베테랑 김상훈과 차일목이 기대에 못 미쳤다. 9월 이후에는 신예 백용환과 신인 이홍구가 번갈아가며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다. 선 감독은 "포수는 어린 선수들로 키워야 한다"고 세대교체의 의중을 드러냈다. 
내달 중순쯤부터는 일본 오키나와에서 40일간 장기 마무리훈련을 계획하고 있다. 선 감독은 "젊은 선수들을 주축으로 훈련을 하게 될 것"이라며 "올해도 부상 선수가 너무 많은 게 문제였다. 어떻게 하면 부상을 줄일 수 있을지도 생각해야겠지만 백업이 약하기 때문에 부상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지는 게 있다"고 했다. 백업선수들의 기량 향상에 포커스를 맞출 계획. 선 감독은 "백업은 주전이 되기 위해 더 많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선 감독은 "올해 선수들이 자청해서 2군에 내려가는 경우가 많았는데 2군에 가면 몸이 편하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며 "그동안 2군 훈련 시설이 떨어져 훈련량이 부족했다. 하지만 이제는 함평에 2군 연습장이 생긴 만큼 다를 것이다. 2군이 힘들어서 1군에 올라오고 싶게 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았다. 또한 "삼성도 2군에서 선수들이 많이 올라왔다. 어느 팀이든 2군 육성이 중요하다. 야구를 못 하면 죽는다는 절박함을 가져야 한다"는 말로 신진 세력 육성과 기존 선수들의 경쟁 체제를 암시했다. 확실한 체질 개선의 의지다. 
4강 진출 실패는 더 이상 돌이킬 수 없는 결과다. 하지만 언제까지 좌절하고 있을 수만은 없다. KIA는 올해 실패를 거울삼아 다시 내년을 바라보고 있다. 내년에는 더 이상 물러설 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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