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 시즌은 처음"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9.17 06: 18

"시즌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 건 처음이다". 
한화는 9월 12경기에서 6승6패로 정확히 5할 승률을 기록중이다. KIA 상대로 3승을 올렸지만 1~2위 LG와 삼성에도 한 번씩 이기며 고춧가루를 뿌렸다. 시즌 최하위는 확정적이지만, 막바지 들어 포기하지 않는 야구로 다시 한 번 내년 시즌 희망을 밝히고 있다. 
그러나 김응룡(72) 감독은 내심 시즌이 빨리 끝났으면 하는 마음이다. 최하위가 확정적인 만큼 내년 시즌 준비를 빨리 하고 싶다. 한화는 군제대 선수들을 비롯해 젊은 선수들 위주로 내달 6일 일본 미야자키에 교육리그를 보내고, 25일부터는 제주도와 서산으로 나뉘어 마무리훈련을 소화할 계획이다. 

김 감독은 "시즌이 이렇게 길게 느껴지는 건 처음이다. 자꾸 지니까 시간이 정말 안가더라. 이기면 시간이 정말 빨리 빨리 잘 가는데…"라며 말끝을 잇지 못했다. 과거 해태와 삼성 시절은 늘 승자의 위치에 있었고, 패배의 아픔을 몰랐다. 하지만 한화의 지휘봉을 잡은 후 처음으로 지금처럼 낯선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마무리훈련이라는 것도 김 감독에게는 매우 생소한 것이다. 김 감독은 "해태와 삼성에서는 매년 포스트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나갔으니 마무리훈련을 잘 시키지 않았다. 그때는 시즌이 늦어지면 11월초까지 했다. 마무리훈련을 할 시간이 없었고, 뭔지도 잘 몰랐던 시절이다. 조금만 하고 다들 쉬었다"고 왕년의 기억을 더듬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김 감독은 "여기에서는 시즌이 남들보다 한 달 먼저 끝나니 훈련을 무조건 해야 한다"며 "난 원래 훈련을 많이 시키는 스타일이 아니다. 하지만 하위팀이라면 연습을 많이 해야 한다. 어쩔 수 없는 것이다. 훈련 강도는 코치들에게 맡길 것이다. 아마 코치들이 훈련량을 강하게 가져갈 듯하다"고 밝혔다. 
지난 1년간 선수단을 지휘하고 있는 김 감독은 이제 선수 파악도 모두 마쳤다. "실력도 파악했고, 성격도 다 파악했다"는 것이 김 감독의 말이다. "사기 문제 때문에 이름 말할 수 없지만 누가 가능성 있는지 보인다"는 김 감독은 "선수들이 지금 같이 좋은 기회를 잘 살려야 한다. 악착 같이 해서 가능성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화는 올 시즌을 끝으로 내야수 오선진과 외야수 양성우 등이 군입대 하는 대신 투수 안영명·윤규진·허유강·구본범, 포수 이희근, 내야수 김회성 등이 군제대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갈 선수는 가고, 들어올 선수들은 또 있다"며 희망을 잃지 않았다. 김 감독은 일찌감치 기후가 따뜻한 제주도를 마무리캠프지로 확정했고, 강창학야구장에서도 훈련을 위한 그라운드 정비 및 보수 공사를 진행 중이다. 한화의 내년 준비는 벌써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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