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같이’ 외친 ARI, 류현진에게 오히려 득?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3.09.17 09: 00

마지막까지 LA 다저스의 발목을 잡고 싶어 하는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가 류현진(26, LA 다저스)을 상대로 전 경기와 똑같은 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당시의 좋은 기억을 이어가고자 하는 속셈이다. 그러나 류현진도 가만히 당하고만 있지는 않을 것 같다.
애리조나는 17일(이하 한국시간) 체이스필드에서 열릴 LA 다저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선발 라인업을 발표했다. 눈에 띄는 것은 12일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맞대결 선발 라인업을 그대로 가져왔다는 것이다. 선발이 패트릭 코빈에서 트레버 케이힐로 바뀐 것을 빼고는 타순과 수비 위치가 모두 똑같다.
애리조나는 폴락과 블룸퀴스트를 테이블세터로, 중심타선에는 골드슈미트-프라도-힐, 그리고 하위타선은 파라-오윙스-고세위쉬로 짰다. 노리는 점은 명확하다. 류현진을 겨냥한 라인업이다. 12일 경기 당시 이 라인업은 류현진을 상대로 6이닝 동안 10개의 안타를 뽑아내며 승리했다. 경기 초반 3점을 내며 초반 주도권을 잡기도 했다.

하지만 똑같은 라인업이 똑같은 투수를 상대한다고 해서 꼭 같은 결과가 나오라는 법은 없다. 류현진은 당시 경기 후 “비디오를 많이 보면서 좀 더 타자들, 맞았던 구종 그런 것들을 많이 생각해야 할 것 같다”라고 말했다. 두 번 지지는 않겠다는 각오였다. 실제 류현진은 쉬는 동안 애리조나 타자들을 연구하며 철저히 대비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미 타자들의 습성은 다 아는 만큼 그에 대한 파쇄법 찾기에 골몰했다.
경기 전 포수 A.J 엘리스도 12일 당시의 비디오를 돌려보며 해결책 찾기에 고심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엘리스는 류현진을 괴롭힌 천적인 골드슈미트와의 맞대결 영상을 계속 돌려보며 무언가를 메모하기도 했다. 류현진은 지금껏 한 번 실패한 적은 있어도 두 번 실패는 거의 없었다. 상대의 같은 라인업에 승부욕이 더 불탈 수도 있다. 그리고 이 라인업이 애리조나가 짤 수 있는 최상의 라인업인 것도 아니다. 애리조나의 ‘똑같은’ 라인업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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