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대한 통찰을 담은 '어른'들의 노래가 연이어 공개되고 있다.
대중도 익히 알고 있는 자신들의 삶과 인생을 진솔하게 노래로 풀어내고 있는 것. 자신만의 이야기에 지나치게 함몰될 수도 있지만, 자신의 이야기에서 보편적인 공감을 끌어내는데 일정 부분 성공하고 있다.
박진영의 정규10집 '하프타임(Half time)'은 가사가 박진영 그 자체다. 그는 타이틀곡 '놀만큼 놀아봤어'에서 '난 놀 만큼 놀아봤어. 또 벌 만큼 벌어봤어. 예쁜 여자, 섹시한 여자 함께 즐길 만큼 즐겨봤어. 결국엔 또 허전했어 언제나 그 때 뿐이었어'라고 노래한다.

화려한 댄스 음악에 개방적인 언행으로 화제를 모아온 그이기에 '놀만큼 놀아봤다'는 가사는 더욱 쉽게 이해된다. 이어지는 '아침에 술 깨 겨우 일어날 때 그 기분이 싫어졌어, 이젠 사랑을 하고 싶어, 혼자 집에 오는 길이 싫어'라는 가사를 보면 지난 16일 갑작스레 이뤄진 결혼 발표는 그리 놀랍지 않을 정도다. 그는 선공개곡 '사랑이 제일 낫더라'에서도 '돈 명예 사랑 중에 사랑이 제일 낫더라'라고 노래했다.
타이거JK가 부르는 '살자'도 의미있게 다가온다. 그가 작사에 참여한 이 곡은 '밝게 웃는 내 맘 속엔 어두운 그늘에 가려진 난 그런 내가 싫지만 슬픈 내 맘은 웃게 될 거야'라고 노래하고 있는데, 여기에서 한때 척수염으로 힘든 투병 생활을 하고 병을 극복한 그의 실제 스토리를 떠올리기 어렵지 않다.
그가 노래하는 '슬픈 내 맘도 언젠가 웃게 될거야', '매일 돌아오는 아침 해는 나의 벗, 혼자 있는 내가 외로울까 날 비춰 줘' 등의 가사는 기존 어른들이 습관적으로 말하는 '힘내라'라는 메시지보다 더 강력한 힘을 가진다.

다만 박진영의 가사에서는 보편성보다 자신의 이야기에 더 방점이 찍힌다. '난 놀 만큼 놀아봤어, 또 벌 만큼 벌어봤어', '재벌은 되지 못 했지만 세상 좋은 것들 맛 봤고, 최고라곤 할 순 없지만 박수도 많이 받았지' 등의 가사에 '공감'을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가수 본인의 솔직한 이야기라는 점에서 진정성은 충분히 확보된다. 그는 지난해 발표한 '너뿐이야'에서도 자신의 실제 연인에게 보내고 싶은 메시지를 담아 노래한 바있다. 이 노래는 '너는 날 둘러싼 모든 게 언젠간 나를 흐트러 놓을까 걱정하는 거 알아. 나의 화려한 생활, 주위의 화려한 여자 가까이서 보면 다 아무것도 아냐', '미국 일본 내가 돌아 다녀 본 곳들마다 예쁜 여자 너무나 많고 많지만 너를 볼 때마다 느끼는 설레임은 찾을 수가 없어 걱정할 거 없어' 등의 내용으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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