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26, LA 다저스)이 애리조나 징크스를 깨며 호투를 펼쳤다. 그러나 8회까지 잘 던졌음에도 시즌 14승은 이번에도 쉽지 않았다.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하고 외롭게 마운드를 지켰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 시즌 28번째 선발 등판해 8이닝 동안 팀 마운드 전체를 책임지면서도 안타 2개만을 내주며 호투했다. 그러나 그 안타 중 1개가 2점 홈런이었다는 것이 아쉬웠다. 최종 성적은 8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이었다.
1회, 그리고 골드슈미트는 또 류현진을 괴롭혔다. 올 시즌 1회 출발이 좋지 않고 지난 경기에서도 1회 실점을 했던 류현진은 1회 골드슈미트에게 2점 홈런을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선두타자 폴락에게 볼넷을 내준 류현진은 1사 후 골드슈미트에게 던진 초구 91마일(146.5km) 직구가 통타당하며 가운데 담장을 넘어갔다. 골드슈미트의 시즌 33호 홈런이었다.

류현진은 곧 안정을 찾았다. 골드슈미트에게 홈런을 맞은 뒤 프라도를 좌익수 뜬공으로, 힐을 2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이닝을 마친 류현진은 2회를 삼자범퇴로 막았다. 선두 파라는 5구째 82마일(132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오윙스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6구째 83마일(133.6km) 체인지업으로 헛스윙 삼진 처리했다. 류현진은 고세비쉬도 좌익수 뜬공으로 잡고 2회를 무실점으로 넘겼다.
삼자범퇴 행진은 3회 이후에도 이어졌다. 선두 케이힐을 투수 앞 땅볼로, 폴락은 헛스윙 삼진으로, 블룸퀴스트는 유격수 땅볼로 요리했다. 4회에는 1회 홈런을 허용했던 골드슈미트를 중견수 뜬공으로, 프라도는 좌익수 뜬공, 그리고 힐은 헛스윙 삼진으로 처리했다. 5회에는 파라를 중견수 뜬공, 오윙스를 유격수 땅볼, 고세비쉬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14타자 연속 범타 행진을 이어갔다.
팀이 0-2로 뒤진 6회 선두타자로 나서 0B-2S의 불리한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볼넷을 골라낸 류현진은 푼토의 중견수 키를 넘기는 2루타 때 3루까지 나갔다. 이어진 1사 만루 상황에서는 푸이그가 밀어내기 볼넷을 기록하며 류현진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류현진의 시즌 5번째 득점이었다.
류현진은 6회에도 대타 니베스를 투수 앞 땅볼, 폴락을 중견수 뜬공, 그리고 블룸퀴스트를 1루수 땅볼로 유도하며 가볍게 이닝을 마쳤다. 6회까지의 투구수는 79개로 경제적이었다. 7회에는 선두타자 골드슈미트에게 우중간으로 향하는 큰 타구를 맞았으나 우익수 푸이그가 전력질주해 잡아내며 위기를 넘겼다. 2사 후 힐에게 안타를 맞으며 20타자 만에 출루를 허용했으나 파라를 2루수 땅볼로 유도한 뒤 1루 베이스 커버를 들어가 아웃을 잡아냈다.
1-2로 뒤진 8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류현진은 오윙스를 중견수 뜬공으로, 데이빗슨을 1루수 파울 플라이로, 그리고 니베스를 2루수 땅볼로 요리하고 경기를 마무리했다. 투구수는 딱 100개였다. 류현진이 8이닝 이상을 소화한 것은 지난 5월 29일 LA 에인절스전 9이닝 완봉승 이후 처음이다. 류현진은 9회 마지막 공격에서 대타 켐프로 교체됐다. 그러나 다저스가 점수를 뽑지 못해 완투패의 아쉬움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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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