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A 다저스 류현진(26)이 패전투수에도 불구하고 완투를 펼치며 포스트시즌 3선발 입지를 되찾았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벌어진 '2013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원정경기에 선발등판, 8이닝 2피안타(1피홈런) 1볼넷 4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두 번째 완투 피칭을 했다. 그러나 다저스 팀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해 1-2 패배와 함께 시즌 7패(13승)째를 기록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평균자책점을 3.07에서 다시 3.03으로 낮추며 2점대 재진입 가능성을 높였다. 무엇보다 지난 경기 부진을 만회하며 리키 놀라스코와 3선발 경쟁에서 다시 한 발짝 앞서나갔다는 점에서 의미가 큰 경기였다. '원투펀치' 클레이튼 커쇼와 잭 그레인키에 이어 포스트시즌 3선발 자리를 굳건히 지켰다.

시즌 초반 커쇼와 원투펀치를 형성한 뒤 그레인키의 기량 회복으로 3선발이 된 류현진은 그러나 최근 입지를 위협받고 있었다. 지난 7월초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트레이드 돼 온 우완 놀라스코가 기대이상 위력투를 펼치며 7연승을 질주, 다저스 이적 후에만 8승을 쓸어담으며 무서운 기세를 보인 것이다. 반면 류현진은 꾸준하게 제 몫을 하며 안정감있는 피칭을 펼쳤지만 상대적으로 놀라스 기세에 밀리는 듯했다.
하지만 두 투수가 차례로 극명한 경기가 펼쳤다. 놀라스코는 지난 15일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1⅓이닝 7피안타 3볼넷 7실점(5자책)으로 와르르 무너지며 패전투수가 됐다. 이날 다저스는 홈구장 개장 이후 최다 19실점으로 무너졌다. 놀라스코는 경기 초반부터 샌프란시스코 타자들에게 집중타를 맞으며 2회를 버티지 못한 채 조기에 무너지는 최악의 모습을 보였다.
반면 류현진은 이날 애리조나전에서 1회 폴 골드슈미트에게 선제 투런 홈런을 맞았지만 이게 유일한 실점이었다. 2회부터 8회까지 19타자 연속 범타 처리 포함 무실점 봉쇄했다. 패전투수에도 완투로 강한 인상을 남겼다. 지난 12일 애리조나전에서도 1~2회에만 3실점했을 뿐 3~6회에는 실점없이 막았다. 경기 초반 흔들려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마운드를 길게 끌고 갈 수 있는 능력에서 류현진이 놀라스코보다 위라는 것을 증명했다.
단기전인 포스트시즌에서 선발투수에게 가장 중시되는 건 이닝 소화와 최소 실점이다. 놀라스코는 올해 6실점 이상이 3경기 있다. 반면 류현진은 이날까지 선발등판한 28경기 모두 5이닝 이상 소화했고, 최다 실점은 5실점으로 두 번 뿐이었다. 안정감이 있고, 벤치의 계산이 된다. 누가 뭐래도 다저스 3선발은 류현진이라는 것을 입증했다. 한동안 논란을 낳으며 위협받았던 포스트시즌 3선발 입지도 다시 탄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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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