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홈런이 보약이었다.
'코리안 괴물' 류현진(26.LA 다저스)이 17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원정경기에 시즌 28번째 선발등판했다. 8회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탈삼진 4개 포함 2피안타 1볼넷 2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2안타 가운데 1개가 뼈아픈 투런홈런이었고 타선지원을 받지 못해 1-2 완투패를 당했다.
류현진은 애리조나 피타율 3할이 넘는 징크스를 깨기 위해 작정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그러나 오히려 어깨에 힘이 들어갔고 선두타자 AJ 폴락과 풀카운트 접전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좀처럼 볼넷을 내주지 않는 류현진이 그만큼 긴장했다는 것.

류현진은 다음타자 윌리 블룸키스트를 우익수 뜬공을 처리하고 한 숨을 돌렸다. 그러나 천적 폴 골드슈미트를 맞아 초구 직구가 한복판으로 몰리면서 통타를 당했고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35m짜리 대형 홈런이 되고 말았다. 계속되는 골드슈미트의 징크스에 고개를 떨구었다.
류현진으로선 1회 징크스가 되풀이 되면서 너무도 뼈아픈 한 방이었다. 그러나 반전의 계기가 됐다. 이후 애리조나 타자들과 승부에서 완벽한 투구를 했다. 투구 집중력이 커졌고 제구력이 완벽진데다 커브와 체인지업을 적절히 섞어가며 완벽투 행진을 벌인 것이다.
마틴 프라도를 좌익수 뜬공, 아론 힐을 2루 땅볼로 처리하고 1회를 마쳤다. 이어 2회에서는 헤랄도 파라와 크리스 오욍스를 삼진처리하는 등 가볍게 삼자범퇴로 넘어갔다. 이어 뜬공, 땅볼, 삼진으로 요리하며7회 마틴 프라도까지 19타자를 모두 퍼펙트로 막았다.
류현진은 7회 2사후 아론 힐에게 좌전안타를 맞을때까지 19타자를 상대로 삼진은 4개, 땅볼 7개, 뜬공은 8개였다. 특히 홈런을 터트린 골드슈미트를 상대로 4회는 중견수 뜬공, 7회는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는 안정된 솜씨를 보였다.
20타자째 아론에게 안타를 맞았지만 류현진은 다시 8회까지 네 타자를 퍼펙트로 막았다. 2안타 완벽투였다. 그러나 타선이 끝내 1득점에 그치면서 완투패를 당했다. 애리조나전 징크스를 완전히 털어내고도 14승에 실패한 불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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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