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투구내용을 선보이고도 시즌 14승 달성에 실패한 류현진(26, LA 다저스)을 보는 현지 중계진의 시선에도 안타까움이 묻어나왔다. 호투를 부각하는 동시에 공 하나는 아쉬웠다고 지적했다.
류현진은 17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체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경기에서 8이닝 동안 안타 단 2개만을 내주며 호투했으나 1회 골드슈미트에게 허용한 2점 홈런이 결승점이 되며 완투패를 기록했다. 다저스 타선은 이날 4안타의 빈공에 시달렸고 1-2로 뒤진 9회 무사 1,2루 기회에서도 득점에 실패하며 류현진을 도와주지 못했다.
결과적으로 또 1회가 아쉬운 경기였다. 류현진은 이날 호투를 선보였다. 전 등판 때(12일) 자신에게 6이닝 동안 안타 10개를 뽑아낸 그 타선을 상대로 두 번 당하지는 않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1사 1루에서 골드슈미트에게 던진 91마일(146.5km) 직구가 통타당하며 결승 2점 홈런을 맞았다.

다저스의 목소리로 불리는 캐스터 빈 스컬리는 1회 상황에 대해 “또 선취점을 내줬다. 팀 분위기에 좋지 않은 요소”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2회부터 호투한 것에 대해서는 “흐름을 돌려놨다”고 했고 류현진이 계속해서 상대에게 출루를 허용하지 않자 “깔끔한 마무리”라며 호평을 내렸다.
다만 1회 홈런에 대해 다저스의 FOX중계진은 “골드슈미트에게 큰 실수(big mistake)를 저질렀다”라고 지적했다. 타격감이 좋은 골드슈미트에게 너무 쉽게 직구 승부가 들어갔다는 뜻이었다. 실투는 아닌 것처럼 보였으나 류현진은 경기 후 “공이 조금 높게 들어갔고 그것이 홈런이 됐다. 그렇다면 그건 실투다”라고 잘라 말하며 잘못을 자신에게 돌렸다.
류현진은 “100개의 공을 던졌는데 딱 1개의 공이 경기를 지게 만들었다”며 “실투 하나하나를 조심해야 할 것 같다”고 되짚었다. 그러나 “최근 경기 중 가장 좋은 경기를 했다. 그것이 위안인 것 같다”며 “다른 날보다 변화구를 많이 던졌고 낮게 던지려고 노력했다. 변화구가 낮게 제구되면서 타자들의 타이밍을 뺏었고 그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긍정적인 부분도 함께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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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닉스=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