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랄 데 없는 투구내용이었지만 피안타 하나가 홈런이 되면서 불운의 완투패를 안았다.
류현진(26, LA 다저스)이 이번에도 14승에 실패했다. 류현진은 17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 채이스필드에서 열린 애리조나와 원정 경기서 시즌 28번째 선발 등판, 8이닝 2피안타 2실점으로 호투했으나 타선 침묵으로 선발승에 닿지 못했다.
지긋지긋한 징크스가 이번에도 이어졌다. 이번에도 류현진은 1회 2실점하며 첫 이닝을 무사히 넘기지 못했다. 올 시즌 1회 평균자책점 5.14, 반면 1회를 제외하면 평균자책점 2.65로 확연히 다른 투수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1회 징크스의 원인은 올 시즌 유난히 고전하고 있는 애리조나 중심타자 폴 골드슈미트. 이날 경기 전까지 류골드슈미트는 류현진을 상대로 11타수 6안타 3타점을 기록, 타율 5할4푼5 OPS 1.311로 류현진의 천적으로 자리했다. 류현진이 애리조나에 유난히 약한 것도 골드슈미트 때문이었다.
이날 경기도 마찬가지였다. 류현진은 1회말 첫 타자 A.J. 폴락을 7구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출루시켰다. 2번 타자 윌리 블룸퀴스트를 우익수 플라이로 잡았지만 다음 타자 골드슈미트에게 던진 초구 91마일 패스트볼이 중월 투런포로 이어져 이날 경기 유일한 실점이 됐다.
그러나 이후 류현진은 철저한 바깥쪽 승부로 골드슈미트를 제압했다. 4회말 두 번째 맞대결서 바깥쪽에 패스트볼과 체인지업을 연달아 구사했고 결국 3구 바깥쪽 패스트볼로 골드슈미트의 배트를 유도해 중견수플라이로 잡았다. 6회말에도 세 번째 맞대결도 3구 바깥쪽 체인지업으로 우익수플라이 처리했다.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1회 골드슈미트에게 홈런을 맞은 게 약이 되기도 했다. 슈미트 홈런 후 류현진은 페이스를 찾아 19타자 연속 범타 처리했고 그러면서 평균자책점도 3.07에서 3.03으로 낮췄다. 불운의 완투패였으나 애리조나전 부진에서 탈피한 것도 의미를 부여할 만했다.
한편 다저스는 1-2로 석패, 디비전 우승 매직넘버를 여전히 '4'로 남겨 놓았다.
다저스 선발 류현진이 힘차게 공을 뿌리고 있다. /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