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 극장가는 가족관객·나홀로족이 접수한다
OSEN 전선하 기자
발행 2013.09.17 15: 31

극장가 대목인 추석 연휴 기간 동안 어떤 관객이 극장을 찾아 영화를 관람할까. 영화 ‘관상’(감독 한재림)과 ‘스파이’(감독 이승준)가 현재 극장가 쌍끌이 흥행을 이끌어 가고 있는 가운데, 추석 연휴 기간 극장을 찾는 관객 유형에 따라 두 영화의 흥행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7일 맥스무비 영화연구소가 3607명의 관객을 대상으로 1,2차 온라인 설문조사를 실시간 결과에 따르면 이번 연휴 기간 동안 가족을 동반해 극장을 찾겠다는 관객이 63%로 가장 높게 나타났으며, 정반대인 나홀로 관객 역시 23%로 뒤를 이으며 비교적 높은 비율을 보였다. 뒤를 이어서는 8%를 차지한 연인이, 6%를 차지한 친구 순위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맥스무비 김형호 실장은 “동반 관객 1위 ‘가족’과 2위 ‘혼자’는 상반된 응답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맥락이 유사하다. 미혼 성인 자녀가 영화관에 부모를 모시고 가면 가족 관객이고, 혼자 가면 나 홀로 관객이다. 이번 추석 연휴가 장기간이라는 점에서 이 관객층이 연휴 기간 사이에 2편 이상 관람할 확률이 높다. 나 홀로 관객의 두 번째 영화가 어떤 영화냐에 따라 개별 영화의 추석 연휴 관객수를 결정하는 셈”이라고 분석했다.

* 부모 모시고 극장가는 성인 자녀를 잡아라 - “가족과 함께 보겠다” 63%
맥스무비에 따르면 ‘가족’ 응답율은 지난해 조사에 비해 20% 포인트 이상 높아졌다. 가족 관객층은 예년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하고 있고 이들은 지난 8월 시장을 키운 장본인들이기도 하다.
다만 이번 추석 연휴의 가족 관객은 여름휴가 시즌의 가족 관객과는 성격이 다르다. 휴가 시즌의 가족 관객은 자녀를 동반한 ‘부모’ 관객층이라면, 명절 연휴의 가족 관객은 부모를 동반한 ‘성인 자녀’ 관객층이라는 게 맥스무비 의 분석이다.
전자와 후자는 영화 선택권이 누구에게 있는지를 구별해야 하며, 영화 선택 기준이 미묘하게 다르다. 전자가 줄거리, 장르, 주제가 선택 요인이라면 후자는 배우 인지도, 흥행 성적이 더 강하게 작용한다. 또한 전자보다 후자가 더욱 보수적인 선택을 하는데, 일 년에 한두 번 부모를 모시고 가는 자식의 심리적 선택은 유명세와 무난함에 무게를 두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박스오피스 1위, 가족 관객 1위, 외화 1위, 애니메이션 1위 등의 타이틀을 가진 영화들은 명절 시기에 더욱 힘을 발휘하게 된다.
* 명절에 늘어나는 나홀로 관객을 잡아라 - “나 혼자 보겠다.” 23%
설문조사에서 23%의 비율로 2위를 차지한 ‘혼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명절 연휴에 혼자 영화를 본다는 것이 의외의 결과처럼 보이지만 맥스무비 측에 따르면 이 같은 추세는 2009년 명절부터 꾸준히 증가해 왔다.
나 홀로 관객층의 특징은 다른 요소에 비해 장르, 감독 등 자신의 취향을 중요시하는 편으로 이는 지난 8월 영화 ‘숨바꼭질’이 빅4 영화 중 가장 적은 제작비임에도 나홀로 관객을 사로잡아 흥행에 성공한 사례로도 확인할 수 있다. 
* 부동관객을 잡아라! - “관람할 영화 아직 정하지 않았다.” 80%
맥스무비가 “올 추석 연휴에 관람할 영화가 이미 정해져 있는지”를 물은 설문에서는 응답자 80%가 '아직 정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미 정해져 있다’는 응답은 20%였다.
부동관객층이 80%나 된다는 것은 아직 최종 승자가 정해지지 않았다는 뜻으로 3위 그룹 영화들에게는 2라운드의 여력이 있는 셈이다.
물론 현재 상황에서 흥행 지형도는 뚜렷하다. ‘관상’이 개봉 첫 주말까지 259만 명을 동원하며 확실한 흥행력으로 1위를 확고히 했고, ‘스파이’는 꾸준한 관객 동원으로 개봉 2주차 주말까지 165만 명을 동원하며 2위 자리를 지켰다. 이 같은 흥행 상황은 관객 설문에도 나타났다. ‘관람 영화가 정해졌다’는 응답율이 1차 설문 15%에서 2차 설문 27%로 12%p가 증가했다.
그런데 ‘관상’과 ‘스파이’가 11일 동안 430만 여명을 동원한 점을 감안하면, 부동관객 비율이 여전히 높다. 시장 크기 차원에서는 희소식은 아닌데 이는 추석 기대작이 마케팅 전쟁을 벌이는 와중에 이처럼 부동관객이 높은 것은 관객들에게 리드 콘텐츠가 확실하지 않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리드 콘텐츠가 없으면 오히려 전체 파이는 줄어들 수 있다. ‘사랑’, ‘권순분여사 납치사건’, ‘상사부일체’가 개봉했던 2007년 추석 시장은 장기 연휴에도 불구하고 시장 파이를 키우지 못했다.
부동관객층 비율이 높은 이유를 한국영화 빅4가 지배했던 8월 시장의 작은 후유증으로 볼 수도 있다. 따라서 시장 차원에서는 8월 후유증을 최소화시킬 리드 콘텐츠가 등장해야 전체 파이가 커지고 9월 한국영화 관객 1억 명도 돌파할 수 있을 전망이다.
sunha@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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