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한 쪽도 양보하지 않고 극단적으로 치닫는 게임, ‘황금의 제국’ 속 치킨 게임의 진정한 승자는 고수였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SBS 월화드라마 '황금의 제국'(극본 박경수, 연출 조남국)에서는 정의의 사도가 되고자 했으나 돈의 노예로 전락한 장태주(고수 분)가 자살을 선택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에 목표를 위해 수단방법 가리지 않았던 최민재(손현주 분)는 감옥에 가게 됐으며, 외로운 황금의 제국에 살고 있던 공주 최서윤(이요원 분)은 홀로 남아 더 처절한 외로움을 견뎌내야 하는 모습이 그려졌다.

여기서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일견 외견상으론 제 자리를 지킨 이요원의 승리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스스로 물질적인 욕망을 끊어내며 종내엔 웃음을 터뜨린 고수 편이 진정한 승리자처럼 보이는 것이다.
특히 “서윤아 이게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라는 손현주의 섬뜩한 대사는 앞으로도 계속될 이요원과의 전쟁을 예상케한다. 살아있는 누군가에게는 사는 게 지옥일 수 있음을 의미심장하게 전달한 것이다.
이렇게 1990년부터 2010년까지 한국 경제사 격동의 20년을 배경으로 욕망의 싸움터에 뛰어든 청년의 파란만장한 인생과 국내 굴지의 재벌 가족사와 후계다툼을 그린 드라마, ‘황금의 제국’은 결말마저 날카롭고 의미심장하게 담아내며 시청자의 뇌리에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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