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21, 레버쿠젠)이 별들의 무대 첫걸음을 뗐다.
레버쿠젠은 18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서 열린 2013-2014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맨유와 원정 경기서 2-4로 완패했다.
손흥민은 선발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레버쿠젠의 삼각편대인 슈테판 키슬링, 시드니 샘과 함께 맨유의 골문을 조준했다. 맨유전은 유럽 무대 진출 이후 첫 UEFA 주관 클럽대항전 경기였다.

손흥민은 전반 초반부터 좌측면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하지만 맨유가 주도권을 쥔 채 경기 운영을 벌인 터라 공을 잡을 기회가 많지 않았다. 도리어 수비에 치중해야 했다. 전반 14분 볼 경합 도중 웨인 루니의 유니폼을 잡아 당겨 경고를 받기도 했다.
전반 29분엔 공격 본능을 뽐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공을 받아 네마냐 비디치를 제치고 크로스를 올렸다. 상대 수비의 헤딩에 막히긴 했지만 수세에 몰려 있던 레버쿠젠의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1분 뒤엔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레버쿠젠의 역습다운 장면이 나왔으나 손흥민이 드리블 돌파를 하던 중 볼을 빼앗겨 무위에 그쳤다.
후반 들어 양상이 달라졌다. 잔뜩 움츠렸던 레버쿠젠은 공격적으로 경기에 임했고, 이내 결과물을 도출했다. 손흥민이 후반 9분 도움을 기록하며 만회골에 디딤돌을 놓았다. 역습 상황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날린 회심의 오른발 슈팅이 수비에 막혔지만 이내 공을 잡아 침착하게 뒤로 패스를 내줬다. 쇄도하던 시몬 롤페스가 왼발로 감아 차 맨유의 골망을 흔들었다. 맨유의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도 꼼짝할 수 없던 완벽한 슈팅이었다. 손흥민은 후반 19분까지 64분을 활약한 뒤 라스 벤더와 바통을 터치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맨유가 완연한 주도권을 잡은 채 전개했다. 전반 10분 로빈 반 페르시의 왼발 중거리 슈팅은 골대를 살짝 빗나갔다. 전반 20분 반 페르시의 프리킥을 크리스 스몰링이 백헤딩으로 연결했지만 윗그물을 때렸다.
두드리면 열린다 했던가. 맨유는 전반 22분 선제골을 넣었다. 왼쪽 측면에서 파트리스 에브라의 날카로운 크로스가 올라왔고, 문전에서 대기하고 있던 웨인 루니가 오른발로 가볍게 밀어넣었다.
맨유의 공세는 계속 됐다. 전반 43분엔 반 페르시가 아크서클 근처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루니가 날카롭게 감아찼지만 골대를 살짝 비껴갔다. 전반 44분엔 가가와 신지가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정확한 가슴 트래핑 후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수비 몸에 맞고 나가지 않았더라면 골과 다름 없는 장면이었다.
후반 7분 레버쿠젠의 수비수가 미끄러지면서 루니가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골키퍼를 제친 뒤 외곽에서 날린 슈팅이 골대를 벗어났다. 반 페르시가 골대 앞에 대기하고 있던 터라 루니의 선택이 아쉬운 장면이었다.
레버쿠젠은 후반 9분 손흥민의 도움을 받은 롤페스의 동점골이 터졌지만 균형은 오래가지 않았다. 위기의 순간 에이스의 존재가 빛났다. 맨유는 후반 14분 반 페르시가 환상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발렌시아의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발리 슈팅으로 연결했다. 불안정한 자세였지만 정확히 발에 맞힌 반 페르시의 천부적인 골감각이 빛난 장면.
맨유는 후반 25분 추가골을 넣으며 일찌감치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데 헤아의 골킥을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다는 것이 루니에게 연결됐고 골키퍼와 1대1 찬스서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3-1로 달아났다.
기세가 오른 맨유는 레버쿠젠을 격침시켰다. 후반 34분 루니의 도움을 받은 발렌시아가 강력한 오른발 슈팅으로 레버쿠젠의 골망을 다시 한 번 흔들었다. 레버쿠젠은 후반 43분 오메르 토프락이 만회골을 넣었지만 결국 전력 차를 절감한 채 짐을 싸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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