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측 날개' 손흥민 64분-가가와 71분, 미니한일전 어땠나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3.09.18 05: 34

한국과 일본 축구를 대표하는 손흥민(21, 레버쿠젠)과 가가와 신지(24,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첫 '미니 한일전'은 어땠을까.
레버쿠젠은 18일(한국시간) 새벽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서 열린 2013-2014시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1차전 맨유와 원정 경기서 2-4로 완패했다. 손흥민은 첫 꿈의 무대서 64분을 뛰며 도움을 기록했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손흥민은 이날 선발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렸다. 레버쿠젠의 삼각편대인 슈테판 키슬링, 시드니 샘과 함께 맨유의 골문을 조준했다. 유럽 무대 진출 이후 첫 UEFA 주관 클럽대항전 경기였다. 특별했다. 상대는 맨유, 무대는 올드 트래퍼드였다. 손흥민은 A매치를 마친 뒤 지난 11일 독일로 출국하며 "맨유와 UCL 무대에서 만나 정말 기대가 된다"면서 "맨유는 어렸을 적 좋아하던 팀이었다. 골을 넣으면 정말 좋아했다. 올드 트래퍼드에서 뛰는 것은 영광"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맨유 공격수 가가와 신지에게도 특별한 경기였다. 올 시즌 시련의 계절을 보내고 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개막 후 4경기서 단 1경기도 그라운드를 밟지 못했다. 지난달 위건과 커뮤니티 실드 7분 출전이 전부였다. 그러나 UCL 첫 무대서 데이빗 모예스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 독일 무대를 평정하고 온 그에 대한 수장의 믿음이었다.
손흥민과 가가와 둘 모두 전반 초반부터 좋은 몸놀림과 컨디션을 보였다. 하지만 맨유가 완연한 주도권을 잡은 터라 손흥민은 볼을 잡을 기회가 드물었다. 공격 본능을 뽐낼 기회는 딱히 없었고, 도리어 수비에 치중하며 경고를 받기도 했다.
반면 가가와는 맨유 동료들의 지원을 등에 업은 채 물 만난 고기마냥 그라운드를 누볐다. 마루앙 펠라이나와 마이클 캐릭이 형성한 중원은 라스 벤더와 곤살로 카스트로가 선발 라인업에서 빠진 레버쿠젠의 허리를 압도했다. 덕분에 가가와는 전방에서 많은 기회를 잡았다. 간결하고 위협적인 패스로 레버쿠젠의 골문을 위협했다.
손흥민은 전반 초반부터 좌측면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을 보였다. 맨유의 공세에 밀려 수비에 치중하던 전반 14분엔 볼 경합 도중 웨인 루니의 유니폼을 잡아 당겨 경고를 받았다. 전반 29분엔 공격 본능을 뽐냈다. 오른쪽 측면에서 네마냐 비디치를 제치고 크로스를 올렸다. 상대 수비의 헤딩에 막히긴 했지만 수세에 몰려 있던 레버쿠젠의 가장 위협적인 장면이었다. 1분 뒤엔 아쉬운 장면이 나왔다. 레버쿠젠의 역습다운 장면이 나왔으나 손흥민이 드리블을 하던 중 볼을 빼앗겨 무위에 그쳤다.
가가와는 전반 초반부터 간결한 플레이를 선보였다. 전반 38분 로빈 반 페르시에게 결정적인 침투 패스를 연결했다. 반 페르시의 땅볼 크로스가 수비에 막혔지만 레버쿠젠으로서는 실점을 허용할만한 아찔한 순간이었다. 가가와의 활약은 계속 됐다. 전반 44분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자로 잰 듯한 크로스를 정확한 가슴 트래핑 후 오른발 슈팅을 날렸다. 수비 몸에 맞고 나가지 않았더라면 골과 연결될 수 있었던 장면이었다.
후반 들어 양상이 바뀌었다. 잔뜩 움츠렸던 레버쿠젠이 적극적으로 공격에 나섰다. 손흥민은 만회골 과정에서 결정적인 도움을 기록했다. 후반 9분 역습 상황 페널티 박스 안에서 날린 회심의 오른발 슈팅이 수비에 막혔지만 이내 공을 잡아 침착하게 뒤로 패스를 내줬다. 쇄도하던 시몬 롤페스가 왼발로 감아 차 맨유의 골망을 흔들었다. 맨유의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도 꼼짝할 수 없던 완벽한 슈팅이었다. 손흥민은 이후 후반 19분까지 64분을 활약한 뒤 라스 벤더와 바통을 터치했다.
가가와는 후반 들어 전반 만큼의 존재감을 보이지 못했다. 레버쿠젠이 공격적인 움직임을 취했던 까닭이다. 모예스 감독은 2-1로 리드를 잡자 후반 26분 가가와 대신 애슐리 영을 투입했다. 맨유는 이후 2골을 더 몰아치며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손흥민과 가가와의 첫 '미니 한일전'은 그렇게 막을 내렸다. 도움을 기록한 손흥민이 개인 기록에선 앞섰지만 경기에서는 맨유의 가가와가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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