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예체능', 무엇이 이들을 눈물짓게 했나
OSEN 박정선 기자
발행 2013.09.18 07: 13

고작 생활체육인 배드민턴 경기일 뿐인데 왜 이렇게들 눈물을 흘릴까. 무엇이 이토록 다 큰 성인 남성들을 눈물 짓게 했을까. 이에 대한 정답은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한 가지다. KBS 2TV '우리동네 예체능'은 이제 단순한 예능프로그램을 넘어선 무엇이 됐다.
지난 17일 오후 방송된 '우리동네 예체능'에서는 2달 여간 계속된 배드민턴 편의 마지막 경기가 치러졌다. 이날 멤버들은 제주시 팀을 상대로 맞아 분투했지만 결국 4대0으로 패배하고 말았다.
사실 '우리동네 예체능' 팀은 한 번도 제대로 승리한 적이 없었다. 승리는 커녕 이날 경기에서는 4번 모두 연속으로 패배했다. 그러나 이들은 포기가 아닌 열정을 택했다. 예능프로그램이라는 점을 떠나 진심으로 경기에 임하고 최선을 다해 라켓을 휘둘렀다. 비록 이미 승리의 기운이 상대팀에게 넘어갔더라도 멤버들의 이마에서는 땀방울이 쉬지 않고 흘러내렸다.

이날 방송에서 멤버 이지훈은 패배 이후 진행된 인터뷰에서 "늦게 들어와서 제 몫을 하고 싶었다"며 울먹였다. 그리고 그는 경기에 대한 솔직한 소회를 밝힌 뒤 "마지막 팀 뒤에서 잘 해줄거라고 생각한다"는 말을 마지막으로 인터뷰를 마쳤다. 이후에도 이지훈의 눈에는 눈물이 마르지 않았다. 그의 모습을 본 이만기는 "아쉬운 게 스포츠고, 미련이 남는 게 스포츠다"라며 이지훈을 위로했다.
눈물을 보인 이는 이지훈 뿐 아니었다. 이수근은 경기의 패배 이후 감정을 추스리지 못하고 경기장 한 켠에 누워 눈물을 훔쳤다. 평소 제작진과의 사전 인터뷰에서 "경기에 이길 계획은 아직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던 장난기 대장 이수근이었다. 그러나 이수근은 겉모습과는 달리 배드민턴에 모든 것을 걸었었다.
최종적으로 '우리동네 예체능' 팀의 패배가 선언된 이후 강호동, 최강창민을 비롯한 멤버들은 붉어진 눈시울을 감출 수 없었다. 고작 예능프로그램에서 진행된 고작 일반인들과의 배드민턴 대결이지만 이들에게는 올림픽 경기보다도 뜨거웠던 스포츠였다.
도대체 배드민턴이 무엇이기에 이들은 이렇게 눈물을 흘렸을까. '우리동네 예체능'은 무더웠던 여름날을 배드민턴과 함께 했다. 비록 한 번의 승리도 얻어내지 못했지만 배드민턴에 대한 멤버들의 열정은 여름의 더위를 능가할 정도로 뜨거웠다. 이날 마지막 대결에서 결국 쏟아내버린 멤버들의 눈물은 이러한 열정에 감추어져있던 안타까움과 아쉬움의 표출이었다.
mewolong@osen.co.kr
'우리동네 예체능'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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