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흐를수록 더욱 빛나는 박한이의 가치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3.09.18 09: 31

세월이 흐를수록 그 가치는 더욱 빛난다. 주인공은 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박한이(34). 17일 포항 두산전서 박한이의 활약은 단연 두드러졌다.
2번 우익수로 선발 출장한 박한이는 1회 2루 땅볼, 2회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났지만 3-2로 앞선 5회 1사 2루서 두산 두 번째 투수 오현택의 3구째를 가볍게 밀어쳐 좌전 안타로 연결시켰다. 2루 주자 정형식은 홈인. 이날 삼성의 승리를 결정짓는 쐐기 타점이었다.
8회 박한이의 호수비는 삼성 승리를 지킨 결정적인 활약이었다. 2-4로 뒤진 두산의 8회초 공격. 홍성흔이 1사 1루서 우익수 방면으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렸다. 박한이는 홍성흔의 타구를 잡기 위해 20여 m 전력 질주한 뒤 슬라이딩 캐치로 걷어냈다. 이 타구가 빠졌다면 삼성의 승리를 장담할 수 없었다. 그리고 박한이는 1루로 송구해 대주자 박건우까지 아웃시켰다.

외야수 골든 글러브 수상자 출신인 김재현 SBS ESPN 해설위원은 박한이의 호수비에 대해 "어려운 타이밍이었다. 타구가 뒤로 빠졌으면 쉽게 동점이 될 수도 있었다"고 호평했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박한이의 8회 호수비가 결정적이었다"고 승리 소감을 밝힐 만큼 박한이의 활약을 높이 평가했다.
박한이는 '꾸준함의 대명사'로 요약된다. 동국대를 졸업한 뒤 2001년 삼성에 입단한 그는 데뷔 첫해 117안타를 때린 뒤 지난해까지 12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기록했다. 2003년에는 최다 안타 1위(170개)에 등극하기도. 2007년과 2011년을 제외하면 해마다 타율 2할7푼 이상을 기록했고 지난해를 포함하면 3할 타율을 넘긴 것도 6차례나 된다.
언젠가 류 감독은 "투수들은 이닝 소화 능력으로 꾸준함을 가늠하지만 야수들은 그렇지 않다"며 "내가 봤을때 야수 가운데 박한이가 가장 꾸준하게 잘 해준다. 팀내 공헌도 1위를 꼽는다면 박한이"라고 박수를 보냈다. 자신의 기량에 비해 저평가받기도 하지만 박한이 만큼 부상과 기복 없이 활약한 선수도 흔치 않다.
박한이는 안타 2개를 추가하면 13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를 달성한다. 양준혁(전 삼성)에 이어 프로 두 번째 기록. 뛰어난 실력과 철저한 자기관리의 조화가 일궈낸 성과다.
박한이는 2009년 삼성과 2년간 최대 10억원에 FA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지금껏 그가 보여줬던 개인 성적 및 팀 공헌도를 감안하면 '헐값'이라고 표현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시즌이 끝난 뒤 두 번째 FA 자격을 얻게 되는 그가 재평가를 받을 수 있을까. 현재 분위기라면 결코 어렵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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