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 이적설로 시끄러웠던 28살 동갑내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레알 마드리드)와 웨인 루니(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명불허전의 기량을 과시했다.
유럽 최고의 별들이 떴다. 2013-201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가 첫 닻을 올렸다. 호날두와 루니의 소속팀 레알 마드리드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는 산뜻한 스타트를 신고했다.
레알은 18일(한국시간) 새벽 터키 이스탄불 튀르크 텔레콤 아레나서 열린 UCL 조별리그 1차전 갈라타사라이(터키)와 원정 경기서 화력쇼를 선보이며 6-1로 대승을 거뒀다.

호날두가 승리의 일등공신이었다. 홀로 3골 1도움을 기록했다. 2-0으로 앞서가던 후반 18분 첫 골을 기점으로 21분 추가골을 터트렸다. 후반 추가시간엔 기어코 해트트릭을 완성했다. 앞서 후반 36분엔 카림 벤제마의 골도 도왔다.
특히 마지막 골이 압권이었다. 왼쪽 측면에서 공을 잡아 우아하고 간결한 동작으로 순식간에 수비수 3명을 따돌렸다. 이후 강력한 왼발 슈팅으로 갈라타사라이를 주저 앉게 만들었다. 호날두의 위용을 볼 수 있는 단적인 장면이었다.
맨유도 같은 날 새벽 영국 맨체스터 올드 트래퍼드서 열린 UCL 조별리그 1차전 홈경기서 레버쿠벤을 4-2로 물리쳤다.
루니가 주인공이었다. 2골 1도움이 그의 발에서 만들어졌다. 전반 22분 파트리스 에브라의 크로스를 오른발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선제골로 연결시켰다. 후반 25분엔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놓치지 않고 침착하게 추가골을 터트렸다. 루니는 이 골로 맨유 통산 200골의 금자탑을 쌓았다. 후반 34분엔 안토니오 발렌시아의 쐐기골을 어시스트하며 대승에 마침표를 찍었다.
호날두와 루니는 과거 맨유에서 찰떡 호흡을 과시한 바 있다. 동갑내기 둘은 올 여름 다른 팀에서 같은 어려움을 겪었다. 이적설이 끊이지 않았다. 호날두는 팀 내 불화설이 나돌며 친정팀 맨유 복귀 등이 거론됐다. 루니는 데이빗 모예스 신임 감독과의 악연으로 첼시 이적설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결국 둘 모두 잔류를 선택했다. 호날두는 최근 레알과 3년 재계약을 체결하며 2018년까지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 남게 됐다. 루니도 로빈 반 페르시와 공존에 성공하며 찬란한 시즌을 예고하고 있다.
와중 누가 먼저라도 할 것 없이 동시에 터졌다. 같은 날 같은 시간 열린 별들의 잔치에서 대승을 이끌었다. 이름 값을 톡톡히 한 셈이다. 호날두와 루니의 올 시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dolyng@osen.co.kr
호날두-루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