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승 이상의 의미가 담긴 승리였다. 다승왕 출신 윤성환(삼성)이 17일 포항 두산전서 11승 사냥에 성공했다.
이날 삼성의 선발 투수로 마운드에 오른 윤성환은 6⅔이닝 2실점(6피안타 1볼넷 2탈삼진) 호투하며 4-3 승리를 이끌었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다양한 변화구를 효과적으로 섞어 던지며 두산 타선을 잘 막았다.
위기가 없었던 건 아니다. 3회 2안타 1볼넷으로 1사 만루 위기에 놓인 윤성환은 민병헌을 유격수 앞 병살타로 유도하며 한숨을 돌렸다. 4회 홍성흔의 내야 안타, 손시헌의 좌중간 2루타로 2점을 내줬지만 큰 아쉬움은 없었다.

윤성환은 4-2로 앞선 7회 2사 1루 상황에서 좌완 권혁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삼성은 권혁, 안지만, 오승환 등 필승 계투조를 가동하며 승리를 지켰다.
올 시즌 두산만 만나면 고배를 마셨던 윤성환은 3월 31일 대구 경기 이후 두산전 3연패의 늪에서 벗어났다. 윤성환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올 시즌 두산에 너무 약해 신경이 쓰였는데 오랜만에 배터리 호흡을 이룬 (이)정식이가 리드를 잘 해줘 고맙다"고 승리 소감을 전했다.
모처럼 윤성환과 배터리를 이룬 이정식은 밤늦게까지 두산 타자들의 장단점을 분석했다. '절친' 윤성환의 두산 징크스 탈출을 위해서라면 잠은 사치에 가까웠기에.
이날 경기를 앞두고 "꼭 이겼으면 좋겠다"는 이정식의 간절한 바람이 이뤄졌다. 윤성환-이정식 배터리는 과감한 몸쪽 승부와 완급 조절을 통해 두산 타선을 잘 막았다.
윤성환에게 포항구장은 '약속의 땅'이다. 이날 경기를 포함해 올 시즌 세 차례 등판 모두 승리로 장식했다. 평균 자책점은 1.33. "포항구장은 타 구장과 달리 백스톱에 유리가 없어 던지기 편하다"는 게 그의 말이다.
마지막으로 윤성환은 "팀의 선두 탈환을 위해 모든 걸 쏟아 붓겠다"고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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