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해밍턴, 왜 하필 전쟁기념관서 결혼할까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3.09.18 15: 23

샘 해밍턴이 내달 19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웨딩마치를 울린다. 피앙세는 한국인 여성으로 두 사람은 이미 혼인신고를 하고 동거 중이다. 진작 결혼식을 올리고 싶었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던 샘은 드디어 꿈꾸던 행복한 가정을 꾸리게 됐다.
결혼 소식 중 눈에 띄는 건 백년가약을 맺는 장소다. 샘은 10월 19일 한국에서, 26일에는 자신의 고향인 호주에서 총 두 번의 결혼식을 치를 계획. 한국인 처가의 식구들과 호주의 친지, 친구들을 모두 생각한 결정이다. 생애 단 한번뿐인 결혼식을 양가와 두 나라 친구들의 축복 속에 올리고 싶은 마음일 터.
특히 한국에서의 결혼식장이 용산 전쟁기념관이라 눈길을 끈다. 그것도 전통혼례 방식이다. MBC '일밤-진짜 사나이'를 통해 예능 대세로 떠오른 그의 사나이다운 의도가 엿보인다. 전쟁기념관은 전쟁의 아픈 상처를 추모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전시관.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공감하는 한국전쟁의 아픔과 굴곡진 역사를 되새기는 공간이다. 호주인 샘이 이곳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건 그래서 여러모로 남다르다.

알려졌다시피 샘 해밍턴은 한국에 대한 애착이 남다른 인물이다. 과거 교환학생으로 찾았던 이 땅에서 학업을 마치고도 생업까지 이어가며 정착했다. 중간에 건강과 집안 사정으로 잠시 호주로 돌아간 적도 있지만 다시 돌아와 무명이지만 방송 활동을 꾸준히 했다. KBS '개그콘서트'와 여러 프로그램의 리포터 등으로 활약하던 중 지난해부터 종편과 케이블에서의 활약상이 늘어났고 마침내 올해 '진짜 사나이' 합류를 계기로 완전히 떴다. 이젠 지상파와 종편, 케이블 채널에서 다수의 고정 프로그램을 소화함은 물론 게스트 출연까지 합쳐 몸이 열개라도 모자란 유명인사가 된 것.
힘든 시절을 함께 하며 곁을 지켜준 아내와 백년가약을 맺는 장소로 일반 예식장을 벗어나 전쟁기념관을 선택한 것은 그래서 의미 있다. 국적이 전혀 다른 외국인이지만 이곳에 정착해 살아가면서 대한민국을 제2의 고향으로 여기게 된 그의 속내가 짐작되는 대목. 또 '진짜 사나이'를 통해 군 생활을 체험 중인 그가 전쟁의 역사와 정서가 담긴 전쟁기념관에 관심을 가진 것도 주목할 만하다. 전통 혼례 의상을 차려입은 그의 모습은 또 어떨까.
그야말로 진짜 사나이, 한국 사람이 다 된 '샘'이다.
issue@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