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주군의 태양'이 결국 1회 연장을 확정했다. 당초 16부작으로 기획된 이 드라마는 20%에 육박하는 시청률로 동시간대 부동의 1위 자리를 지킨 끝에 1회를 연장한다.
특히 후반부로 접어들면서 주중원(소지섭 분)과 태공실(공효진 분)의 로맨스가 급물살을 타 안방극장을 술렁이게 만들고 있다. 자존심 상하지만 태양을 사랑하는 마음을 깨달은 주군, 또 그런 주군을 오랫동안 좋아했지만 더 가까이 갈 수 없는 태양의 마음이 시청자들의 애간장을 녹인다. 지난 12회 말미에는 위기에 빠진 태양을 구하다 대신 흉기를 맞은 주군이 목숨을 잃을 뻔한 순간을 맞으면서 향후 결말에 관심이 고조되는 중이다.
12회 말미, 수술방 앞에서 가슴을 졸이고 있던 태양 앞에 영혼으로 나타난 주군은 멋진 사랑 고백을 남겼다. 주군 사망설이 제기되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생사의 기로에 놓인 주군의 영혼이 태양에게 고백을 하기 위해 등장했다는 추측이 힘을 얻고 있다. 죽음을 목전에 둔 주군의 절절한 속내는 태양뿐만 아니라 보는 여심까지 무너져 내리게 만들었다. 이날 방송 후 온라인에는 주군의 사랑 고백과 태양의 오열에 대한 시청자들의 벅찬 소감이 줄을 이은 상황.

주군의 고백이 애틋하면서 아름다울 수 있던 건 소지섭의 연기력 덕분. 영혼으로 등장한 주군은 "나 죽은 건가? 굉장히 억울한데 어쨌든 내 여자는 나를 볼 수 있으니까 이 말은 해 줄 수 있겠네... 태공실, 사랑해"라는 말로 감동을 선사했다. 극 초반 까칠한 안하무인 재벌남으로 비친 주군은 태양에 대한 마음이 자라나는 만큼 달달하고 따뜻해졌다. 두 사람의 로맨스가 영글어갈수록 오히려 허당 기질도 드러났다. 좋아하는 여자 때문에 망가지기도 우스워지기도 하는 평범한 남자가 된 것이다.

소지섭은 '주군의 태양' 초반, 여러 로맨틱 코미디물에서 자주 등장한 까칠 재벌남 캐릭터를 연기했다. 홍자매 작가의 전작인 '최고의 사랑' 속 독고진(차승원 분)과 유사하다는 지적을 받아야 했던 것도 이 때문이다. 각각 쇼핑몰 사장과 톱스타로 직업은 다르지만 돈 많고 자유분방하고 까칠하기가 베이스다. 시니컬한 말투나 얄미운(?) 표정이 특징적이었지만 특별히 차별화되지는 못한다는 의견들이 더러 나왔다.
하지만 중반부로 들어서며 소지섭의 '주군'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영혼까지 무장해제시키는 강력한 파워를 발휘했다. 시크한 척 던지는 대사 속에 담긴 뜨거운 진심도 감동적이지만 태양과의 스킨십, 고백 장면 등에서 나오는 소지섭 특유의 아련한 표정 연기가 압권.
소지섭은 더 이상은 감추거나 밀어낼 수 없는 사랑의 감정을 어쩌지 못해 앓는 고민부터 내 여자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뱉는 그 순간의 절박한 심정을 표정 하나, 손가락 움직임과 같은 디테일로 살려냈다.
'최고의 사랑' 독고진과 '주군의 태양' 주중원은 바로 여기서 확연히 달라진다. 비슷한 멜로도 로맨스도 소지섭의 내공으로 또 새로운 왕자님 판타지이자 드라마가 됐다.
한편 '주군의 태양' 13회는 오늘(19일) 방송되며 오는 10월 3일 17회로 종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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