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풍 성장’하는 코끼리 키드 송창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9.18 19: 56

경험이라는 먹이를 섭취하며 말 그대로 막 크고 있다. 그야말로 ‘자이언트 베이비’. 감독이 단순히 탄탄한 허벅지 때문에 그를 데려온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한화 이글스의 18일 두산전 석패 속에는 좌완 선발 송창현(24)의 폭풍 성장이 가려졌다.
송창현은 18일 잠실 두산전 선발로 나서 6⅓이닝 동안 7피안타(탈삼진 2개, 사사구 1개) 1실점으로 호투했다. 그러나 0-0으로 맞선 7회말 무사 2루서 김혁민에게 마운드를 넘긴 송창현은 오재일의 대타 2루타로 인해 승계 실점을 떠안았고 결국 시즌 6패(2승)째를 기록해야 했다.
패하기는 했으나 송창현은 이날 단점으로 지적받던 제구 면에서 한결 안정된 모습을 보이며 경기를 만들어갔다. 1회말 선두타자 박건우를 좌익수 방면 안타로 출루시킨 송창현은 임재철의 우익수 뜬공에 이은 박건우의 도루자로 2아웃을 만들었다. 이어 송창현은 이원석을 중견수 뜬공 처리하며 1회말을 무실점으로 넘겼다.

2회말 2사 후 최준석에게 우익수 키를 넘는 2루타를 허용한 송창현. 그러나 송창현은 대타 김동한을 중견수 플라이로 일축했다. 3회말서도 송창현은 2사 후 박건우의 중전 안타와 임재철의 좌전 안타로 1,3루 위기를 맞았으나 이원석을 중견수 플라이로 처리하며 3이닝 째도 무실점을 이어갔다.
한 타순을 돈 뒤에도 송창현은 공략당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위를 앞세운 적극적인 투구로 두산 방망이를 끌어내 범타를 양산하며 데뷔 이래 가장 안정적인 투구를 펼쳤다. 지난 5일 LG전서 6⅔이닝 동안 무실점투를 펼쳤으나 사사구 5개를 내준 데 반해 이번에는 사사구 단 한 개 만을 허용하는 기교투를 선보였다.
7회말에도 마운드에 오른 송창현. 그러나 송창현은 홍성흔에게 좌중간 2루타를 허용하며 무사 2루 실점 위기에 놓였다. 그러자 한화는 선실점을 막기 위해 김혁민을 투입했으나 계획은 어긋났다. 이닝을 확실히 매조지는 데 실패했으나 충분히 잘 던진 송창현이다. 송창현이 제주국제대에 재학 중이던 시절 야인으로서 송창현의 투구를 자주 지켜 본 김응룡 감독은 베테랑 좌타자 장성호를 롯데에 주고 지난해 3라운드 신인인 송창현을 데려왔다.
일단 롯데 스카우트진이 잘 알려지지 않은 학교의 좌완을 꽤 높은 순위로 지명한 것으로도 송창현의 잠재력을 얼핏 알 수 있었으나 검증된 타자와의 트레이드는 무리라는 평이 컸다. 지명도가 낮았던 만큼 김 감독이 해태 시절 기존 주력을 견제하기 위해 신인을 애지중지했던 전례를 들어 좌완 영건 유창식의 긴장감을 불러일으키기 위한 전략으로도 해석되었다.
시즌 초반만 해도 송창현-장성호 트레이드의 무게는 롯데 쪽으로 쏠렸다. 김 감독도 연이은 송창현의 제구난에 “쟤가 아니었나봐”라며 자학적인 농담을 하기도. 그런데 후반기 들어서는 송창현이 날이 갈 수록 좋은 활약을 보여주고 있다. 5일 LG전 6⅔이닝 무실점에 이어 이번에는 안정감까지 장착하며 연타를 피하는 기교까지 보여줬다. 미래형 좌완 송창현은 그야말로 폭풍 성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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