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의 자존심을 위해, 새 역사를 만들고 싶다."
FC서울은 1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3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이하 ACL) 8강 2차전 알 아흘리와 경기서 1-0 승리를 거뒀다. 지난 1차전 사우디아라비아 원정서 1-1 무승부를 기록한 서울은 이날 승리로 합계 2-1을 만들며 팀 창단 이후 처음으로 ACL 4강에 진출하게 됐다.
이날 공식 기자회견에 나선 최 감독은 "많은 팬들이 찾아와 선수들이 힘을 얻은 것 같다. 주문했던 부분에 대해 선수들이 준비를 잘해줬다. 4강 진출에 만족하지 않고 우리의 가치 증명과 K리그의 자존심을 위해, 선두주자로서 역사에 남을 결과를 만들고 싶다. 놀라운 단결심 보여준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승리에 대한 소감을 전했다.

30분 늦게 열린 에스테그랄(이란)과 부리람 유나이티드(태국)의 경기에서 에스테그랄이 2-1 역전승을 거두면서 서울의 4강 상대는 에스테그랄로 결정됐다. 국가대표급 선수들이 포진한 에스테그랄은 원정팀의 악몽 '아자디 스타디움'을 홈구장으로 쓰는 팀이다. 서울로서는 빡빡한 일정에 힘든 상대까지 겹친 셈이다.
하지만 최 감독은 "(홈구장이)어마어마하다는 이야기는 들었다. 국가대표도 많이 보유하고 있고 좋은 팀으로 안다"며 "하지만 우리 또한 준국가대표급 선수들이고 그에 못지 않은 경쟁력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상대가 국가대표로 나와도 우리 선수들의 자신감, 팀 스피릿이 있어서 크게 문제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 을 보였다.
최 감독은 이날 승리로 지난 2009년과 2011년 번번이 4강 문턱에서 무릎을 꿇어야했던 아쉬움을 달랬다. "2011년 원정에서 추격골을 넣고 마지막에 실점해 패한 것이 나를 정말 힘들게 했다. 홈에서 이겼지만 아쉽게 한골 차이로 4강에 오르지 못했다"고 그 때의 기억을 반추한 최 감독은 "원정에서 득점을 하기를 원했고 홈에서는 우리 선수들이 하고 싶어하는 축구를 하게끔 하자고 생각했다. 그래야 훗날 후회가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압박을 두려워하지 않는 선수들의 본능을 잘 활용했다. ACL에서 두 번, FA컵에서 두 번 항상 8강에서 멈췄었는데 이번에 4강 진출로 그것을 뛰어넘어 나나 선수들 모두 자신감이 생기지 않았나 싶다"며 숨김없이 기쁨을 드러낸 최 감독은 힘든 일정 속에 대해서도 "선수들의 회복속도가 빠르고 목표의식이 확실하다. 원래 목표달성은 쉬운 것이 아닌만큼, 그런 부분도 이기고 나가야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며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한편 상대 비토르 페레이라 알 아흘리 감독이 서울월드컵경기장의 잔디 상태에 대해 아쉬움을 토로한 부분에 대해서는 "나도 잔디를 보고 놀랐다. 서울시와 관리공단에서 이 경기 이후 개선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좋은 잔디에서 좋은 축구를 패싱축구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쉽다. 하지만 좋아질 것이라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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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월드컵경기장=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