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 LG 마운드, 올해는 시작에 불과하다
OSEN 윤세호 기자
발행 2013.09.19 10: 28

완벽하게 내실을 다져 놓으니 자연스레 기록도 따라오고 있다.
LG가 올 시즌 9개 팀 중 두 번째로 선발 10승 트리오를 구축했다. LG는 18일 문학 SK전에서 선발투수 류제국이 6⅔이닝 2실점으로 호투, 10승째를 거뒀다. 이로써 지난 13일 우규민이 10승에 성공한 것을 시작으로 14일 리즈에 이어 류제국까지 선발 10승 트리오를 완성했다. 8승의 신정락까지 2승을 더할 경우, 10승 선발투수가 4명이나 된다. 시즌 전 많은 이들이 LG의 최대약점을 선발진으로 꼽았지만. 결과는 대반전이 됐다.
대기록은 선발진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다. 리그에서 가장 낮은 평균자책점(3.26)을 찍고 있는 불펜진 또한 한국프로야구 최초 두 자릿수 홀드 5명을 향해 한 걸음씩 다가가고 있다. 홀드 24개로 홀드 부문 타이틀을 경쟁 중인 이동현을 비롯해 류택현(16개) 정현욱(16개) 이상열(13개)까지 4명의 투수가 이미 10개 이상의 홀드를 기록했다. 여기에 8개를 기록 중인 유원상이 합류한다면, LG는 2007시즌 SK의 두 자릿수 홀드 4명의 기록을 뛰어넘는다. 마무리투수 봉중근 또한 36세이브로 LG 통산 최다 세이브인 1997시즌 이상훈의 37세이브에 가까워지고 있다. 아직 11경기가 남았기 때문에 40세이브 돌파 또한 충분히 가능하다.

사실 예상보다 빠른 성공이다. LG 차명석 투수코치는 지난 시즌의 목표를 불펜진, 올 시즌의 목표를 선발진 구축으로 삼았고, 2014시즌 삼성을 넘어 최강 마운드를 구축할 계획을 세워 놓았다. 올 시즌이 시작하기 이전만 해도 “토종 선발진 3인방이 20승을 합작하는 게 목표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현재 우규민 류제국 신정락이 28승을 올렸다. 당시 재활 중이었던 류제국을 히든카드로 놓고 시나리오에서 제외했지만, 히든카드가 잭팟을 낳는 에이스카드가 된 게 크게 작용했다.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둔 셈이다. 그만큼 2014시즌과 그 이후에 대한 청사진도 뚜렷해지고 있다. 올 시즌 LG 마운드가 보여준 저력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이미 차 코치는 2014시즌 목표로 “불펜진과 선발진이 구축된 만큼, 이제 15승 토종 에이스투수를 만들어보겠다”고 밝혔다. 덧붙여 임정우 최성훈 정찬헌 임찬규 이형종과 같은 영건들의 성장세 또한 철저하게 체크 중이다.
일단 선발진은 오랫동안 올해의 상승세를 이어갈 확률이 높다. 큰 도약을 이룬 우규민과 신정락을 비롯해 내년에는 정상적으로 시즌을 준비할 류제국을 감안하면, LG 토종 선발진은 보다 강해질 것이다. 차 코치는 류제국을 두고 “15승 그릇을 지닌 투수다”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3년 동안 꾸준히 진화하고 있는 레다메스 리즈와 재계약을 맺고, 두 자릿수 선발승이 가능한 외국인 투수를 데려온다면, 2014시즌에는 선발진 전원 10승도 가능하다.
불펜진에 대한 전망도 밝다. 비록 필승조의 연령대가 높지만 유원상을 중심으로 임정우 정찬헌 최성훈 윤지웅 등 향후 필승조 역할을 수행할 투수들이 성장 중이다. 무엇보다 중심을 잡고 있는 확실한 마무리투수가 있다. 올 시즌 처음으로 풀타임 마무리투수를 경험한 봉중근은 세이브 부문 전체 2위, 터프 세이브 1위의 특급 클로저가 됐다.
봉중근은 “내년에는 슬라이더를 추가할 계획이다. 타자들이 나를 연구하고 내 공에 익숙해지는 만큼, 나 또한 이들을 이기기 위해서는 새로운 무기가 필요하다”고 기량 향상을 다짐했다. 셋업맨 이동현은 앞으로 몇 년 동안 최전성기를 보낼 것이며, 최성훈 윤지웅 좌투수 라인도 류택현과 이상열의 뒤를 이어가려 한다. 임정우는 올 시즌 자신의 구속을 140km 후반대까지 끌어 올렸고 커브의 각도도 한 층 예리하기 만들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LG 투수진이 세운 올 시즌 목표는 팀 평균자책점 3.60이었다. 18일까지 팀 평균자책점 3.62를 기록, 목표 달성을 눈앞에 둔 상태다. 2위 삼성의 평균자책점은 3.98, 팀 평균자책점 1위는 사실상 확정지었다. 2013년은 LG가 투수 왕국의 시작점을 찍은 해로 기억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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