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일평의 야구장 사람들] 추석연휴에 되돌아본 아! 아! 한화가 우승하던 날
OSEN 천일평 기자
발행 2013.09.19 09: 18

‘한화 축배-4전5기 투혼-첫 정상 포효-구대성 MVP’
‘신이여 우리가 우승했습니까’
‘팀 4승 모두 지켜낸 대성 불패’

‘왼팔로 일군 14년만의 우승’
 
한화 이글스가 1999년 10월 29일 롯데 자이언츠에 4-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86년 창단 이래 처음으로 우승을 차지하자 다음 날 일간스포츠 등 스포츠 신문 1면의 커다란 제목입니다.
한화의 주전 라인업은~
마운드는 정민철-송진우-이상목에 마무리 구대성으로 탄탄했고
타선은 1번 이영우 좌익수-2번 임수민 2루수-3번 데이비스 중견수
4번 로마이어 1루수-5번 장종훈-6번 송지만 우익수
7번 백재호 유격수-8번 조경택 포수-9번 강석천 3루수이었고
김승권 2루수, 최익성 좌익수, 허준 유격수 등이 백업멤버였습니다. 감독은 이희수.
당시 롯데는 투수진에 문동환-손민한-기론-주형광-박석진-염종석으로
타격은 박정태, 마해영, 호세, 공필성, 임수혁으로 강력했습니다. 감독은 김명성.
한화는 88년, 89년, 91년, 92년 빙그레 이글스 시절 정규시즌에서 승수쌓기에 최고 명장이던 김영덕 감독이 4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지만 해태에게 3번, 롯데에게 한번을 지는 바람에 패권은 한번도 차지하지 못했습니다.
번번이 우승을 올리지 못했다는 이유로 김영덕 감독을 퇴임 시키고 롯데에서 두번 우승한 강병철 감독을 94년에 영입했으나 3위-6위-4위로 성적이 나아지지 않아 98년 시즌 도중 이희수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하고 그해는 8개팀 중 7위에 그쳤습니다.
99 시즌 초반 역시 부진했지만 7월부터 치고 올라가 LG와 매직리그 2위 순위경쟁을 벌이고 막판에는 10연승의 괴력을 발휘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습니다.
한화의 유일한 우승은 ‘추석 연휴의 기적’이 만들어낸 것입니다.
매직리그 2위 한화는 1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드림리그 3위 현대보다 4.5경기차 뒤져 있었습니다.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양 팀이 3전2선승제 준플레이오프를 열어 포스트시즌 진출 한팀을 가려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한화는 9월 24~26일 현대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는 등 파죽의 10연승을 내달려 준플레이오프는 치를 필요가 없어지게 만들고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4승무패로 깨고, 삼성에게 4승3패를 거두고 올라온 롯데와 타이틀을 겨룬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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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시리즈 5차전은 롯데의 홈격인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렸습니다.
한화는 한국시리즈에서도 파죽지세의 기세로 3승1패로 앞서 나갔으나 이날은 8회말까지 2-3으로 리드를 당했습니다.
여기서 롯데는 공필성이 3루타를 치고 박정태가 오른쪽 외야플라이를 띄웠습니다.
이 타구를 잡은 우익수 송지만은 정확하고 강한 송구를 홈으로 던져 공필성을 아웃 시키고 분위기를 반전 시켰습니다.
그리고 9회초 1사후 30-30클럽에 가입한 데이비스가 손민한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치고 45개 홈런을 터트린 로마이어는 적시 동점 3루타를 날린 뒤 장종훈은 외야플라이로 결승타점을 올렸습니다.
송진우-이상군-이상열-한용덕에 이어 9회말 마무리로 나온 구대성은 가볍게 처리하고 감격의 우승기를 안았습니다.
한화는 그후 2001년 4강, 2005년 4강, 2006년 준우승, 2007년 4강에 오른 뒤에는 계속 하위권에 처졌으며 2009년과 2010년, 2012년은 최하위를 차지해 다른 팀과 격차가 크게 벌어졌습니다.
올해는 한국시리즈에서 10번 우승한 김응룡 감독을 영입하며 재건을 노렸으나 신생팀 NC에도 뒤진 기대 이하의 성적으로 또다시 최하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한화가 14년전의 영광을 재현하려면 팀의 대대적인 리빌딩이 필요합니다.
2007년 이후 바닥으로 떨어진 원인은 당시 좋았던 멤버들이 선수 유니폼을 벗으면서 신진 선수들을 제대로 키우지 못했고, 구단은 투자를 통해 외부에서 굵직한 선수들을 데려와야 하는데 소홀했던 게 가장 큰 요인입니다.  
당시 외국인 선수 스카우트에서 구단은 롯데와 경쟁해 호타준족의 데이비스와 강타자 로마이어를 잡았습니다.
요즘은 타자보다 투수쪽에 관심이 많은데 한화는 그동안 좋은 외국인 투수를 데려오지 못해 항시 불안한 마운드로 전력에 구멍이 생겼습니다.
현재 마운드에서 송창식, 송창현, 김혁민, 윤근영, 유창식 등이, 타선은 김태균과 최진행 외에 송광민, 이양기, 고동진, 정현석 등 살아나고 있는 선수들이 나름대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으나 더 두터운 전력이 요청됩니다.
내년부터는 외부에서 뛰어난 선수를 확보해야 4강 경쟁에 나설 수 있습니다..
한화가 9구단, 10구단과도 격차가 벌어진 팀을 방치해선 팬들마저 외면합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
구대성 은퇴식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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