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 가수들은 언젠가부터 명절 특집 프로그램에서 없어서는 안 될 존재가 됐다. 온가족이 둘러앉아 볼 수 있는 노래 자랑 프로그램이든, 퀴즈 프로그램이든, 아니면 대놓고 스포츠 경쟁을 벌이는 프로그램이든 아이돌은 꼭 모습을 드러낸다.
올 추석도 마찬가지다. 한류열풍을 이끄는 아이돌 가수들은 올 추석에도 TV를 점령했다. 이번 추석은 유달리 지상파 3사 파일럿 예능프로그램이 봇물 터지듯 쏟아지고 있어 그나마 적은 편이다. 그래도 아이돌 가수가 출연하지 않는 프로그램은 죽지 않고 돌아왔다.

우선 아이돌을 떼거지로 볼 수 있는 명절 프로그램. 바로 MBC 예능프로그램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다. 지난 설 특집으로 방영 당시 낮은 시청률을 기록하긴 했어도 언제나처럼 높은 관심을 받는 프로그램. 2010년 첫 방송 당시 시청률 20%를 기록하며 큰 인기를 누린 이후 명절마다 어김없이 찾아오고 있다.
이번에는 엑소, 미쓰에이, 비스트, 엠블랙, 인피니트 등 아이돌 스타 150여명이 참가해, 달리기, 높이뛰기, 풋살, 양궁 등의 종목을 두고 겨룬다. 이번에는 양궁과 풋살이 추가된 까닭에 프로그램 이름도 바꿔달았다. ‘아이돌 육상풋살양궁 선수권대회’다. 방송은 19일과 20일 오후 5시 45분.
명절마다 빠지지 않는 모창 대결도 이어진다. SBS는 ‘스타 페이스오프’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해 20일 오후 5시 20분에 방송한다. 아이돌 스타들이 추억 속의 명곡을 재현하는 구성으로, 씨스타, 걸스데이, 레이디스코드, 제국의 아이들 등 16팀의 가수들이 출연한다. 모창은 물론이고 화려한 퍼포먼스도 마련돼 있다는 게 제작진의 설명이다. MBC의 ‘아이돌 육상 선수권대회’만큼의 대형 규모는 아니지만 그래도 아이돌가수들이 총출동한다는 점에서 팬들을 설레게 만들고 있다.
KBS 2TV가 야심차게 마련한 닭싸움 대회 ‘투혼’에도 아이돌은 출연한다. 오는 19일과 20일 오후 6시대에 방송되는 이 프로그램은 상금 천만 원을 두고 벌이는 닭싸움 대결. 이 프로그램에는 제국의 아이들 동준 등이 출연할 예정이다.
이처럼 아이돌 가수들을 내세운 추석 특집 프로그램이 안방극장 공략을 위해 준비를 마친 상황. 이쯤 되면 방송가에 아이돌 가수들이 없었으면 어쩔 뻔 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인지도 높고 팬들의 충성도가 보장돼 있는 아이돌 가수들을 내세운 프로그램들이 올 추석에도 시청률 공략에 성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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