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울어지나' 이재학-유희관 신인왕 레이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9.19 20: 43

사실상 19일 경기가 둘의 희비를 엇갈리게 한 듯 하다. 큰 이변이 없는 한 신인왕 레이스의 향방은 한 쪽으로 크게 기울어졌다고 봐도 무방하다. 신생팀 NC 다이노스의 에이스 이재학(23)과 두산 베어스 기교파 좌완 유희관(27)의 신인왕 쟁탈전. 그 저울추가 이재학 쪽으로 좀 더 기울고 있다.
18일까지 올 시즌 9승씩을 올린 이재학과 유희관은 19일 각각 사직 롯데전과 잠실 삼성전에 선발로 등판했다. 전날까지 이재학의 시즌 성적은 24경기 9승(1완봉승)5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3.13이었고 유희관은 36경기 9승5패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3.32였다. 둘 다 첫 풀타임 시즌 굉장히 좋은 성적을 올리고 있다.
일단 이재학의 경우는 안정된 경기력과 함께 신생팀의 에이스라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얻었다. 유희관의 경우는 대졸 5년차 선수인 만큼 이재학에 비해서는 참신함이 떨어지는 편이었으나 기교파 좌완의 특수성. 특히 확실한 좌완 선발 기근으로 인해 힘겨웠던 두산의 내부 공헌도와 경기력을 감안하면 승산없는 게임은 아니었다.

그러나 19일 경기로 인해 신인왕 레이스의 저울추는 이재학 쪽으로 더욱 기운 형국이 되었다. 이재학은 롯데 타선을 상대로 7이닝 8피안타(1홈런) 2탈삼진 2볼넷 1실점 호투를 선보이며 평균자책점을 3.02까지 끌어내렸다. 비록 팀이 9회 3-4 끝내기 패배를 당해 10승 기회를 놓치기는 했으나 경기를 만들어간 호투를 펼쳤다는 점에서 이재학의 빛 잃은 수훈은 분명 값졌다.
반면 유희관은 아쉽게 신인왕 레이스 멍군을 놓는 데 실패했다. 호투를 펼치며 10승을 선점했더라면 이재학의 독주 체제를 견제할 수 있었다. 적어도 5회까지 1피안타 무사사구 무실점으로 호투할 때까지만 해도 그 꿈은 현실이 될 수 있었으나 6회 박석민에게 역전 만루포를 얻어맞으며 꿈은 산산조각나고 말았다. 타선이 장원삼의 허허실실 전략이 완전히 말려들며 맥없는 경기력을 보여준 것이 가장 뼈아팠다.
둘은 2010년 두산 2군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절친한 사이다. 이재학은 두산 2010년 2라운드 출신이며 유희관은 2009년 2차 6라운드 출신 투수. 이재학은 2011년 11월 2차 드래프트로 인해 NC로 이적했고 유희관은 지난해 말 상무 제대 후 올해 본격적인 1군에서의 기회를 얻었다. 신인왕 대결에 대해서도 둘은 경쟁심리를 불태우기보다 재미있어 했다. 유희관의 경우는 “아무래도 재학이에게 더 점수가 가지 않겠는가”라는 겸손 모드로 일관했다.
역전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아홉수를 유희관이 먼저 탈출하고 이재학이 10승 달성에 실패한다면 레이스 판도가 다시 뒤집힐 수도 있다. 그러나 현재까지는 이재학의 수상 가능성이 더욱 높게 점쳐지는 것이 현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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