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오른손 에이스 이재학(23)은 올 시즌 프로야구가 낳은 토종 에이스다. 신인 이재학이 리그 정상급 투수로 우뚝 섰다. 상대 타자를 윽박지르는 150km에 육박하는 직구는 없지만 변화무쌍한 '명품' 체인지업을 장착했다.
이재학은 지난 19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원정경기에서 7이닝 8피안타(1홈런) 2탈삼진 2볼넷 1실점으로 호투했다. 8개의 안타를 맞았지만 자신의 주무기인 체인지업으로 두 차례 내야땅볼 병살타를 유도했다. 삼진 2개는 직구와 체인지업으로 잡아냈다. 9회 팀이 역전을 허용해 신인 10승은 무산됐지만 토종 선발의 자존심을 세웠다.
이재학은 올 시즌 25경기에 나왔다. 선발로 22차례 등판해 9승 4패 평균자책점 2.82로 시즌 전체 평균자책점보다 낮다. 구원으로 3차례 나와 1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9.00을 기록했다. 한 때 NC 마무리 보직을 맡았지만 자신의 옷을 되찾아 입고 NC 선발진의 핵으로 자리매김했다.

올해 프로야구 9번째 구단으로 데뷔한 NC로서는 이재학이 갖는 의미는 작지 않다. 올 시즌 이재학은 신생 구단 NC에 많은 선물을 줬다. NC 구단 첫 승리 투수가 됐다. 첫 완투의 주인공도 이재학이었다. 첫 완투 완봉승도 이재학이 거머쥐었다. 이재학은 지난 7월 31일 SK를 상대로 완봉승을 따내기도 했다. 올 시즌 완봉은 총 6명의 투수만 거뒀다.
이재학은 평균자책점은 3.04로 토종 1위다. 2점대 진입을 눈앞에 뒀다. WHIP(이닝 당 출루허용률)는 1.21로 윤성환과 함께 토종 공동 1위다. 피안타율도 2할2푼7리로 토종 1위. 직구는 140km 초반에 머물지만 직구와 위력적인 체인지업을 보유했다. 사실상 직구와 체인지업만 갖고 던지는 투수다. 체인지업 비율이 직구를 넘어설 때도 있다. 하지만 알고도 타자들이 쉽게 공략하지 못했다.
이재학은 탈삼진 129개를 기록해 노경은(144개)에 이어 토종 2위에 올라 있다. 140km 후반대의 직구를 보유하지 않았지만 탈삼진 능력을 갖췄다. 9이닝 당 8.18개의 삼진을 뽑아냈다. 이는 탈삼진 166개로 전체 1위를 기록 중인 리즈보다 좋은 수치다. 리즈의 9이닝 당 탈삼진 개수는 8.08개다.
NC는 20일 현재 정규리그 8경기만을 남겨두고 있다. 이재학에게 남은 수확물은 신인 10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6년 류현진과 장원삼, 한기주 이후 프로야구에 신인 10승 투수는 존재하지 않았다. 신생팀 소속 이재학이 올 시즌 신인 10승 투수에 이름을 올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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