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상파와 교묘히 어긋나는 편성전략을 유지했던 케이블이 이제는 맞장 전략으로 맞불을 놓고 있다.
대표적인 케이블채널 tvN은 평일 오후 10시부터 지상파 채널에서 미니시리즈가 방송된다는 점을 감안, 1시간 늦은 오후 11시 대로 드라마 블록을 구성해왔다. 하지만 지난 18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후아유'를 끝으로 이 전략이 전면 수정된다. 오는 10월 21일 첫 방송되는 tvN 새 월화드라마 '빠스껫볼'은 오후 10시로 시간대를 옮긴다.
이럴 경우 '빠스껫 볼'은 SBS '수상한 가정부', KBS 2TV '미래의 선택', MBC '기황후'와 맞붙게 된다. '수상한 가정부'는 한류스타 최지우의 복귀작으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작품. '미래의 선택' 역시 오랜만에 브라운관 나들이를 하는 윤은혜, 이동건의 차기작으로 기대를 받고 있다. 특히 '기황후'의 경우 '빠스껫 볼'과 동시에 출발선을 끊으며 경쟁 구도를 그릴 예정이다.

'하이킥' 사단이 다시 뭉친 tvN 새 시트콤 '감자별2013QR3'은 케이블 채널로는 최초로 평일 매일 방송에 도전한다. 이 프로그램은 매주 월요일부터 목요일까지 오후 9시 15분에 전파를 타는데, 이럴 경우 KBS 1TV 일일드라마 '지성이면 감천'과 비슷한 시간대에 방송된다. MBC 일일사극 '구암 허준'과도 경쟁 관계에 놓인다.
김병욱 감독이 앞서 연출을 맡았던 MBC 일일 시트콤 '하이킥3; 짧은 다리의 역습'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표를 거뒀다는 점, 케이블 채널에서 처음으로 시도되는 시트콤이라는 점에서 우려도 존재한다. 하지만 최근 마친 내부 시사 반응은 뜨거웠다는 전언이다. 지상파보다 제약이 덜하기 때문에 강도 센 표현이 자주 등장하고, 자연히 웃음의 강도도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기존 방침대로 금요일 밤부터 시작되는 예능 블록은 뜨거운 온도를 지켜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오는 10월 18일부터는 지난해 신복고열풍을 몰고왔던 드라마 tvN '응답하라 1997'의 시즌2인 '응답하라 1994'가 가세한다. 이 프로그램은 매주 오후 9시에 전파를 탄다.
이로써 tvN은 금요일 오후 9시 '응답하라 1994'를 시작으로, '꽃보다 할배', '퍼펙트싱어 VS' 등 한껏 힘을 준 프로그램을 연이어 방송한다. 엠넷에서는 오후 10시 '후즈넥스트:윈(WHO'S NEXT:WIN)'을 시작으로, '슈퍼스타K 5'로 열기넘치는 주말의 시작으로 쐐기를 박겠다는 전략이다.
지금까지 케이블채널에서는 오후 11시에 드라마를 편성하고, 주2회 드라마 대신 주1회 방영으로 지상파와 노선을 달리해왔다. 하지만 최근 주말 블록 강화와 함께 시청률에서 선방하면서 갖게 된 자신감으로 맞불 전략을 펼쳐 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 케이블채널 관계자는 "올 상반기에 안정적인 시청률 추이를 통해 채널이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이 가장 큰 요인"이라며 "케이블채널은 직접 찾아 보는 적극적인 시청 습관을 가진 시청자들이 많은 만큼 지상파와 동시간대에 같은 종류의 콘텐츠를 방송하는 것이 마이너스는 아닐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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