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확바뀐 '아육대', 풋살 노림수 적중했다
OSEN 표재민 기자
발행 2013.09.21 07: 54

MBC 명절 특집 예능 프로그램 ‘아이돌 육상 선수권 대회’(이하 ‘아육대’)만큼 아이돌 팬들의 높은 관심과 비난을 한 몸에 받는 프로그램이 있을까. 자신이 좋아하는 오빠들의 맹활약을 보고 싶으면서도, 부상이 염려돼 조바심이 나는 프로그램. 첫 방송 이후 늘 논란이 끊이지 않았던 ‘아육대’가 이번 추석에는 새로운 경기인 풋살을 도입했다. 흥미진진했던 풋살은 논란에도 보고 싶게 만드는 ‘아육대’의 진정성을 높이는 결과를 낳았다.
‘아육대’는 지난 19일과 20일 2부에 걸쳐 방송됐다. 올해는 풋살이 신설돼 ‘아이돌 육상풋살양궁 선수권 대회’라는 이름으로 안방극장에 상륙했다. 160여명의 아이돌이 뭉친 ‘아육대’는 수많은 스타들이 출연한 까닭에 매년 분량 불만이 끊이지 않는다. 여기에 승부에 몰입하다보면 부상이 발생한다. 올해도 엑소 타오와 빅스 레오가 부상 악몽을 겪었다. 신인 아이돌그룹의 얼굴만 잠깐 내민 일명 통편집도 여전했다. 하지만 달라진 게 있다면 잃어버렸던 박진감을 되찾았다는 것.
2010년 9월 추석 특집으로 마련된 ‘아육대’는 설과 추석마다 찾아오고 있다. 아이돌스타들의 뜀박질이 매년 반복되다보니 흥미가 떨어졌던 것도 사실. 하지만 지난 설에 양궁을 새롭게 도입해 박진감 넘치는 승부를 보여주더니 이번에는 풋살이라는 대박 경기를 꺼내들었다. 그야말로 제작진이 꺼내든 신의 한수였다.

전 청소년 축구 국가대표 출신 구자명과 노지훈을 내세운 풋살은 시선을 뗄 수 없을 정도로 흥미로웠다. 제작진이 선택한 빠른 경기 진행과 축구에 몰입해 예능프로그램 출연 사실을 잊은 듯한 아이돌 스타의 땀과 승부욕은 안방극장의 긴장감을 높였다. 이날 경기는 거친 태클과 반칙으로 경고 카드가 난무했다. 아이돌 선후배들이 모인 장이었지만, 승부에서 선후배는 없었다. 물론 이 때문에 온라인상에는 일부 아이돌그룹 팬들 사이에서 논쟁이 펼쳐지기도 했지만 모두 재밌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오히려 선후배끼리 예우를 갖췄다면 경기의 흥미는 떨어졌을 터. 카메라 앞이라는 것도 잊은 채 땀을 뻘뻘 흘리고, 머리스타일이 엉망이 돼도 이들은 오로지 풋살에만 집중했다. 아이돌스타의 진한 승부욕에 제작진 역시 과감한 선택을 했다. 바로 예능프로그램에서 자주 사용하는 반복되는 화면 구성과 자막 대신에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그 어떤 장치도 사용하지 않은 것.
흥미로운 경기에 집중할 수 있도록 배려한 제작진의 편집은 통했다. 덕분에 평소 ‘아육대’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던 손에 땀이 쥐게 하는 진정성 넘친 승부들이 이어졌다. 사실 올 추석에도 ‘아육대’가 방송된다고 했을 때 식상하다는 네티즌의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제작진은 풋살이라는 새로운 경기를 도입해 식상한 구성에서 탈피하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아육대’는 높은 화제성과 스타 탄생에 있어서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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