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는 잘 몰랐던 부분을 느끼고 있다".
한화 내야수 이대수(32)는 올 시즌 중반부터 유격수를 떠나 3루수를 보고 있다. 송광민을 대형 유격수로 키우기 위한 팀 차원의 결정으로 이대수도 받아들였다. 송광민이 군에서 제대하고 합류한 6월말부터 3루수로 나오기 시작했고, 후반기에는 붙박이 3루수로 고정됐다.
2011년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차지하는 등 선수생활 대부분을 유격수로 뛴 이대수는 "팀이 더 좋은 방향으로 함께 갈 수 있도록 코칭스태프와 상의했고, 나도 3루수 전환을 받아들였다"며 "어느 위치에서든 거기에 맞게 해야 하는 게 선수의 역할이다. 3루는 유격수와 다른 재미가 있다. 3루를 맡으며 야구를 보는 시야도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3루수가 확실히 유격수보다는 체력적으로 세이브가 된다"며 "그동안 유격수로 뛰며 잘 몰랐던 부분들도 눈에 잘 보인다. 강습 타구를 처리하는 것 못지않게 아기자기하게 플레이해야 할 부분도 많다. 경기 상황파악도 그렇고, 새롭게 느껴지는 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3루수는 기본적으로 강습 타구를 잘 처리할 수 있어야 한다. 하지만 때로는 타자의 기습 또는 보내기 번트 타구처럼 느리게 구르는 타구도 잽싸게 처리해야 하고, 경기 상황에 따라 빠르게 판단하며 기민하게 움직여야 한다. SK 시절 백업으로 3루를 맡은 적이 있지만 붙박이 3루가 처음인 이대수에게 시야를 더 넓히는 좋은 경험이 되고 있다. 시즌 중 포지션 전환에도 불구하고 흔들림없이 안정감 있는 핫코너 수비를 자랑 중이다.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는 이대수에게 3루 연착륙은 또 하나의 메리트가 될 수 있다. 유격수 뿐만 아니라 3루수까지 가능한 만큼 활용도가 더 높아졌고, 그만큼 가치가 올라갈 수 있다. 이대수는 "유격수로 뛰었던 내야수라면 3루와 2루도 볼 수 있어야 한다"며 겸손해 하지만,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점은 그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방망이도 뜨겁다. 9월 14경기에서 타율 3할4푼9리에 8타점을 올리고 있다. 시즌 110경기 타율 2할6푼4리 4홈런 38타점 11도루. 정현석과 유이하게 한화 야수 중에서 한 번도 빠짐 없이 1군에서 뛰고 있는 그는 시즌 91안타로 2011년(110개)-2012년(105개)에 이어 3년 연속 100안타 돌파도 눈앞이다. 타격 능력은 이제 확실히 검증됐다.
이대수는 "남은 시즌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해서 유종의 미를 거두고 싶다. 팀이 내년에 더 좋은 방향으로 가기 위한 과정에 있고, 선수들도 점점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어 다행"이라며 "시즌 초반보다 선수들 모두 심리적으로 안정돼 있고, 각자 역할에 맞게 자신감있게 하며 싸울 수 있는 준비가 되어가고 있다"고 자신했다.
그는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았지만, 조금이라도 더 많이 이기고 싶다. 100안타도 쉽지 않지만 도전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시즌 중 포지션 변신에도 흔들리지 않고 제 몫을 하고 있는 이대수가 공수에서 한화의 유종의 미를 이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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