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는 KBS 예능의 위기설을 제기한다. 실제 KBS에서 방송되고 있는 예능프로그램 중 KBS 2TV '개그콘서트'가 꾸준히 시청률 고공행진을 이어나가고 있을 뿐이다.
그리고 KBS 예능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다시 돌리기 위한 '회생 작전'을 펼치고 있다. 적자생존의 경쟁을 체험하고 있는 파일럿 예능프로그램들과 초심 찾기에 돌입한 기존 프로그램들이 그 주인공이다.
KBS는 개편을 맞아 무수히 많은 파일럿 예능들을 방송하며 실험 중이다.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 '바라던 바다', '리얼스포츠-투혼', '슈퍼독', '슈퍼맨이 돌아왔다', 스타 베이비시터 날 보러와요', '스타 마음 여행-그래도 괜찮아' 등이 이미 안방 시청자들을 찾아갔거나 찾아갈 예정이다.

그 중 '엄마가 있는 풍경 마마도'는 제일 먼저 정규 편성의 기쁨을 맛봤다. 첫 방송 당시 10.2%(닐슨 코리아, 전국 기준)의 높은 시청률을 기록한 것이 이 같은 편성에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KBS 예능국의 한 관계자 또한 본격적인 파일럿 예능의 방송 이전 "PD들에게 최대한 많고 다양한 기획안을 내도록 독려하고 있다. 될 수 있는 한 새로운 시도를 많이 해보도록 하겠다"며 이번 파일럿 대결에 거는 KBS 예능국의 기대를 밝히기도 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파일럿 예능들의 적자생존 대결에 대해 "KBS 내부에서도 치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재미있는 예능만이 살아남을 것"이라며 예능국 내부의 분위기를 전했다.
파일럿 예능프로그램들이 치열한 경쟁을 하는 동안, 기존 프로그램들은 기존의 색깔을 지켜나가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되찾을 수 있는 방도를 모색 중이다. 과거 시청률 40%를 넘나들며 명실상부 국민 예능의 자리를 지켰던 '해피선데이-1박 2일'(이하 '1박2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여러 아이템과 기획으로 여행이라는 주 콘셉트 이외에 여러 가지 시도를 해 오던 '1박 2일'은 차근차근 부활의 불씨를 지피고 있다.
특히 지난 8일부터 방송된 '친구 특집'은 대중의 관심을 다시 찾아올 계기가 될 듯하다. 실제로 '친구 특집' 방송 이후 네티즌은 "'1박 2일'이 재밌어지고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이 원초적이고도 필수적인 요소가 지속되며 '1박 2일'을 다시 살려줄 수 있을까에 관심이 쏠린다.
강호동의 '우리동네 예체능' 또한 프로그램의 정체성을 확립해 나가면서 인기 몰이에 돌입했다. 웃음과 함께 출연진의 땀, 눈물, 노력으로 이루어진 감동은 '우리동네 예체능'의 고정 시청층을 만들고 있다. '우리동네 예체능'의 경우 대결 종목의 변화가 사소하지만 이러한 인기에 큰 힘을 보탰다. 배드민턴과 같이 호흡이 빠른 스포츠는 출연자의 별다른 멘트 없이도 채널을 지키게 하는 묘한 매력을 발휘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러한 예능 판도에 대해 "방송사들이 돌아가며 대세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말하곤 한다. 다르게 말하면 지금은 '일밤'의 전성기인 MBC의 차례인 것. 이러한 상황에서 펼쳐진 KBS 예능의 피나는 노력이 다시금 대세의 자리를 찾게 해 줄지 궁금증을 더한다. 과연 다음 전성기는 KBS의 차지가 될 수 있을까.
mewolong@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