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운관은 男女 커플이 대세, 최고 케미는?
OSEN 손남원 기자
발행 2013.09.21 08: 22

스크린에서 유독 남남(男男) 커플 바람이 거셌다면, 브라운관에서는 여전히 남녀 커플이 대세를 이뤘다. 소재는 달랐지만 미니시리즈의 남녀 주인공들은 자신들에게 주어진 역할을 수행하며 파트너로 등장하는 이와, 또는 대립각을 세우던 상대와 점차 애정을 쌓아가며 전통적인 멜로 라인으로 안방극장에 로맨틱한 바람을 불러일으켰다.
* ‘비주얼 커플’ 거울 볼 맛 나네-조인성♥송혜교
그 중 최고의 비주얼 커플은 단연 SBS 드라마 ‘그 겨울이 바람이 분다’(극본 노희경, 연출 김규태)의 조인성·송혜교다. 대표 미남미녀 배우로 캐스팅 당시부터 ‘눈호강’ 커플로 불린 두 사람은 드라마가 유독 조명과 카메라에 공을 들이면서 화면발을 제대로 받았고 그 덕에 여타 배우들은 명함도 내밀지 못할 독보적인 ‘비주얼 커플’ 명함을 얻게 됐다.    

그러나 ‘비주얼 커플’이라는 명칭 보다 값진 건 두 사람이 ‘그 겨울, 바람이 분다’를 통해 톱스타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인간에 대한 깊이 있는 시각으로 소화하기 까다로운 노희경 작가의 작품에서 두 사람은 갬블러와 시각장애인으로 분해 인물의 내면이 지닌 깊은 아픔을 공감을 자아내는 깊숙한 몰입으로 소화하며 이 작품을 통해 외모뿐만 아니라 연기력까지 갖춘 배우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
* 이토록 사랑스런 연애-소지섭♥공효진
사랑스럽기로 이들 보다 더한 드라마 커플이 있을까. SBS 드라마 ‘주군의 태양’(극본 홍정은 홍미란, 연출 진혁)에서 까칠한 쇼핑몰 CEO와 귀신 보는 여자로 등장하는 배우 소지섭과 공효진은 서로에게 점차 스며드는 연애의 달콤한 순간들을 기가 막힌 어우러짐으로 표현하며 로맨틱 코미디의 맛을 제대로 살리고 있다.
그간 무겁고 진지한 역할을 주로 맡았던 소지섭이 까칠하고 자기중심적인 인물을 연기하며 의외의 웃음을 책임진다면, 공효진은 ‘공블리’ 닉네임에 걸맞는 자연스러우면서도 보호본능을 일으키는 연기로 발군의 호흡을 과시한다. 그러다 보니 드라마 게시판에는 ‘사랑스럽다’, ‘특급 케미다’라는 반응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두 사람이 절정의 연애 감정을 쌓던 중 소지섭이 죽음에 이르는 파격 위기가 보태져 시종일관 유쾌하고 로맨틱했던 분위기에 애절한 멜로 감성까지 보태져 이 커플의 케미는 깊어지기까지 하고 있다.
* 최고의 연상연하-이종석♥이보영
10살 나이차가 무색한 연상연하 커플도 시청자들의 뜨거운 지지를 얻었다. SBS 드라마 ‘너의 목소리가 들려’(극본 박혜련, 연출 조수원)의 배우 이종석과 이보영이 그 주인공으로 극중 두 사람은 국선변호사와 고등학생 역으로 출연해 이질감이 느껴지는 배역과 달리 찰떡같은 어우러짐으로 최고의 연상연하 커플이라는 찬사를 들었다.
특히 여주인공이 직선적이고 속물적인 생각을 숨기지 않는 뻔뻔함에 나이까지 10살이나 많았지만, 순애보를 간직한 잘생긴 고등학생의 변치 않는 사랑을 받는 모습에, 그야말로 ‘계 탔다’며 골드미스들의 부러움의 탄성이 이어졌다. 
* 사랑한다면 이들처럼-최진혁♥이연희
정통 멜로 라인으로 눈물 없인 볼 순 없었지만, 그 맛에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커플도 있다. MBC 드라마 ‘구가의 서’(극본 강은경, 연출 신우철)에서 초반 스토리를 책임진 배우 최진혁과 이연희가 주인공이다.
전통적인 여자 구미호 설정을 버리고, 남자 구미호와 그를 사랑한 여인의 이루어질 수 없는 관계를 그린 드라마에서 최진혁은 남자가 사랑할 때 보일 수 있는 궁극의 헌신으로 그야말로 여심을 제대로 사로잡았다. 배신했지만 첫사랑의 상처를 고스란히 안고 마지막 순간 죽음으로 이에 호응한 이연희의 화답은 너무나 강렬해 극의 실제 주인공인 이승기와 수지의 존재감을 넘어선다는 이야기까지 있었다. 
* 동화처럼 순수하게-주원♥문채원
성인들의 멜로지만 동화처럼 순수한 사랑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에 울림을 주고 있는 커플도 있다. KBS 2TV 드라마 ‘굿닥터’(극본 박재범, 연출 기민수)에서 서번트 증후군 의사를 연기하고 있는 주원은 세상에 떼 묻지 않은 순수한 세계관을 사랑에게까지 이어가는 모습으로 모성본능을 자극하는 중이다. 
상대역으로 출연하고 있는 신념 강한 의사 문채원 역시 이 같은 무공해 사랑에 힘입어 잃었던 직업적 열정을 되찾고 그러면서 진정한 의미의 성장을 이루고 있다. 시청자 게시판에는 ‘굿닥터’ 커플을 나도 모르게 응원하게 된다는 메시지가 줄을 잇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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