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으로 맺어진 바티스타-조인성의 훈훈한 만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9.21 16: 28

"나 높은 공 좋아해", "다음에는 높은 공 안 던질거야". 
한화 외국인 투수 데니 바티스타(33)는 21일 대전 SK전을 앞두고 훈련을 마친 뒤 1루 불펜 의자에 자리했다. 마침 타격 훈련을 시작한 SK 선수들이 하나둘씩 나타났다. SK 주장 정근우가 먼발치에서 "헤이, 바티!"라고 부르며 "포크볼?"이라고 손짓으로 물었다. 정근우의 우스꽝스런 제스처에 웃음이 터진 바티스타도 "오케이"라고 화답했다. 
이어 또 한 명의 선수가 바티스타를 향해 성큼성큼 걸어왔다. SK 포수 조인성(38)이었다. 그는 전날(20일) 대전 SK전에서 바티스타의 2구째 가운데 높게 들어온 146km 직구를 통타,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15m 스리런 홈런을 터뜨리며 균형을 깼다. 바티스타는 4회까지 무실점으로 잘 막았는데 조인성에게 스리런 홈런을 맞는 바람에 아쉬움을 삼켰다. 

조인성은 슬며시 바티스타 옆자리에 앉아 허리를 잡더니 "나 높은 공 좋아한다"고 영어로 이야기했고, 바티스타도 조인성의 어깨를 두드리며 전날 경기를 떠올렸다. 바티스타는 "그 높은 공을 칠 줄 몰랐다"며 깜짝 놀랐다고 이야기했다. 조인성의 배팅 파워에 놀란 것이다. 
이에 조인성은 "사실 변화구를 노리고 있었는데 좋아하는 높은 공이 들어왔다"고 설명했고, 바티스타도 "나 역시 변화구로 승부할 생각이었다. 그 전에 공을 하나 빼려고 한 것이 높게 들어갔다"고 한 뒤 "다음에는 높은 공을 절대 안 던지겠다"고 조인성에게 선언했다. 
조인성과 웃는 낯으로 하이파이브하며 헤어진 바티스타는 "한국이 미국과 가장 다른 점이 바로 이런 것이다. 우리팀 뿐만 아니라 다른 팀 선수들과도 친하게 지낼 수 있다"며 "모든 선수들이 재밌고 친절하다. 한화 뿐만 아니라 다른 팀도 마찬가지다. 한국 야구가 최고인 이유"라고 엄지손가락을 들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