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쪽에서는 연신 서로가 좋다고 풋풋한 고백을 이어가고, 한쪽에서는 결혼 적령기 커플답게 달달한 로맨스를 펼친다. 그런데 만나기만 하면 와장창 로맨스가 깨지는 커플이 왠지 더 정감이 간다. 바로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시즌 4’(이하 ‘우결4’)에 출연 중인 정준영과 정유미의 이야기다.
정준영과 정유미는 참 많이도 다르다. 정준영은 게임에 푹 빠진 은둔 생활을 하며, 정유미는 야외 스포츠를 즐기는 ‘파이팅걸’이다. 두 사람은 첫 만남부터 티격태격하더니만, 조금씩 본성을 드러내며 살벌하게 맞붙을 조짐을 보이고 있다.
지난 21일 방송된 ‘우결4’는 샤이니 태민과 에이핑크 손나은, 윤한과 이소연 커플과 달리 달달한 로맨스는 찾아볼 수 없는 정준영과 정유미의 가상생활 두 번째 이야기가 펼쳐졌다. 태민과 손나은이 풋풋한 첫 사랑 부부로서 연신 서로에 대한 애정을 고백하고, 윤한과 이소연이 조심스러우면서도 진지하게 감정 교류를 하는 가운데 정준영과 정유미는 대화를 하면 할수록 멀어지는 평행선 같은 느낌이었다.

난장판이 된 집을 아무렇지도 않게 보여주는 정준영. 멋진 건반과 작곡 시설을 기대했던 것과 달리 널부러진 술병과 청소와 환기가 잘되지 않아 냄새가 나는 집에 깜짝 놀란 정유미.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한 신뢰나 애정을 드러낼 기미는 보이지 않았다. 정유미의 운전을 보며 폭풍 잔소리를 하는 정준영과 화를 억누르는 정유미의 모습은 지지고 볶는 20대 커플의 전형이었다.
달달한 로맨스나 서로에 대한 따뜻한 배려는 없었지만 ‘알아가는 단계’가 적당할 만큼 교차점을 찾는 과정은 설렘 가득했다. MC 박미선과 김정민, 데니안이 두 사람의 티격태격 로맨스에 “이런 걸 기대했다”면서 열광한 것도 현실과 가까웠기 때문. 정준영과 정유미는 방송 2회 만에 달라도 너무 다른 남녀가 만나 싸우기도 하면서 교집합을 형성하는 진짜 공감되는 이야기를 기대하게 했다.
앞서 이 프로그램의 새 연출자인 선혜윤 PD는 기자간담회에서 진정성을 보여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선 PD의 말대로 커플들의 현실적이고 공감 가는 가상 생활은 ‘우결4’의 잃어버린 흥미를 되찾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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