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벽 적응' 레오나르도, 한국형 외국인... '팀이 최우선'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3.09.22 09: 06

전북 현대의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27, 브라질)가 한국형 외국인 선수로 거듭나고 있다.
레오나르도는 지난 21일 부산 아시아드 주경기장서 열린 K리그 클래식 29라운드 부산 아이파크와 원정경기서 전반 27분 선제 결승골을 선보이며 전북의 1-0 승리를 이끌었다. 전북은 이날 승리로 15승 7무 7패(승점 52)를 기록하며 두 경기를 덜 치른 울산 현대(승점 51)를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승리의 주역은 레오나르도였다. 레오나르도는 박스 모서리서 얻은 프리킥을 득점으로 연결할 각도가 없음에도 절묘하게 감아 차 골로 연결했다. 득점만이 아니었다. 적극적인 수비로 부산의 측면 침투를 완벽하게 차단했다. 최강희 감독조차은 레오나르도의 득점보다 수비 가담을 더욱 높게 평가할 정도였다.

최강희 감독은 "최근 레오나르도의 수비 가담이 많이 좋아졌다. 우리로서는 상대를 압도하는 경기를 하지 못하고 한 골 승부를 하고 있다. 그래서 레오나르도에게 수비 가담을 많이 요구하고 있다. 그런 부분에서 완벽하게 자기 역할을 해줬다"고 평했다.
레오나르도의 적극적인 수비 가담은 그를 돋보이게 한다. 마치 한국인 선수와 같은 느낌이다. 대다수의 외국인 공격수들은 감독이 수비 가담을 요구하더라도 실행에 옮기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나 레오나르도는 최강희 감독이 요구한 이상의 수비를 펼쳤다. 전북과 부산 진영을 계속 오고가며 노력하는 모습은 레오나르도를 한국인 선수로 착각하게 만들 정도였다.
브라질 출신의 공격수들은 수비에 신경을 쓰지 않는다. 자신이 공격에 관여하는 포지션일 경우 수비는 자신의 몫이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레오나르도도 "축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수비에 치중을 하고 있다. 그리스에서도 수비를 하지 않았다"고 말할 정도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축구를 처음부터 할 때부터 가지고 있던 생각을 버렸다. "최대한 수비를 하기로 노력하고 있다. 경기장에 들어서면 수비만 생각한다"고 할 정도로 한국식 축구에 물 들었다.
레오나르도의 한국화는 경기 외적인 모습에서도 찾을 수 있다. 팀 동료들과 허물없이 생활하는 레오나르도는 전북의 분위기 메이커다. 동료들로부터 여러 말을 배워 스스럼없이 사용하며 동료들의 웃음보를 자극한다. 몇몇 외국인 선수들이 팀의 골칫거리가 되는 것과 전혀 다른 모습이다. 심지어 경기 후 경기장을 떠나는 심판들에게 고개를 '꾸벅' 숙이며 "수고하셨습니다"를 할 정도다. 한국인 선수들에게서도 보기 드문 장면이다. 이런 레오나르도의 친화적인 모습에 그라운드에서는 칼 같던 심판들도 미소를 짓는다.
무엇보다도 팀을 최우선으로 생각하는 모습은 이미 한국인 선수다. 레오나르도는 K리그 클래식에서 도움을 11개 기록해 도움 부문 2위에 올라 있다. 하지만 도움왕은 생각도 안 하고 있다. 레오나르도는 "도움왕 욕심이 전혀 없다. 내 첫 번째 목표는 팀 우승이다. 두 번째 목표도 팀 우승이다. 내가 득점과 도움 모두 실패해도 우승을 하면 그게 더 기쁘다. 그저 팀에 치중해서 팀 플레이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할 뿐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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