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보 같은 플레이였다(Stupid play)".
신시내티 레즈 추신수(31)가 그답지 않게 후회를 했다. 추신수는 22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니아주 피츠버그 PNC파크에서 열린 '2013 메이저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원정경기에 선발 라인업에 빠졌다. 왼쪽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이날 경기를 결장하게 됐다.
부상은 지난 21일 피츠버그전에서 입었다. 추신수는 5-5 동점을 만든 9회초 2사 1·3루에서 투수 글러브를 맞고 뒤로 튀는 땅볼을 치고 전력질주하며 1루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들어갔지만 아쉽게 아웃됐다. 그러나 이후 공수교대에서 추신수는 더블 스위치로 교체돼 경기를 빠졌다. 엄지손가락 통증을 호소했고, 결국 22일 경기를 결장하며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했다.

22일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 'MLB닷컴' 신시내티 뉴스에 따르면 추신수는 "아주 나쁜 상태는 아니고, 조금 아픈 것"이라며 "2011년에 수술한 손가락과 같은 부위다. 우리에게는 지금 플레이오프와 더 큰 시리즈가 다가오고 있다. 부상을 악화시키고 싶지 않다. 하루 이틀이면 괜찮아질 것"이라고 밝혔다. 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시절이었던 지난 2011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전에서 조나단 산체스의 몸쪽 공에 맞은 뒤 수술을 받은 바 있는 부위라 조금은 조심스럽다.
그러나 신시내티가 이날 경기 전까지 내셔널리그 중부지구에서 피츠버그와 공동 2위에 오르며 1위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에 2경기차로 추격하고 있는 시점에서 1~2경기 결장조차도 치명적이다. 실낱 같은 지구 우승의 희망이 이대로 물거품될 수 있기 때문이다. 와일드카드로 포스트시즌 진출은 유력하지만, 이 경우 원게임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해 디비전시리즈부터 그 부담이 만만치 않다.
추신수도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바보 같은 플레이"라며 "나 자신과 많은 선수들에게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가장 안 좋은 플레이라고 말했는데 내가 그렇게 했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그는 "나도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큰 경기에서 타이트한 상황이라 나도 모르게 몸이 움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피츠버그와 맞대결은 원게임 플레이오프 단판승부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결정한다. 추신수 자신도 모르게 경기의 중요성을 인식해 이기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이날 경기는 신시내티가 연장 10회 접전 끝에 6-5로 이겼다.
더스티 베이커 신시내티 감독도 "선수들이 허슬 플레이하는 것은 좋지만 1루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은 싫다. 뛰어가는 것보다 빠르지 않을 뿐더러 자칫 다칠 수 있다"며 "추시수의 상태가 더 나빠지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신수로서는 하루빨리 몸을 추스르는 게 중요하다. 신시내티는 이날을 빼고도 7경기가 더 남았다.
아울러 이번 부상으로 추신수의 20홈런-20도루 도전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홈런 21개를 친 추신수는 도루 18개로 2개만 더 추가하면 2009~2010년에 이어 개인 통산 3번째 20-20 클럽 가입이 가능하다. 그러나 예기치 못한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남은 경기에서 도루 2개를 추가하는 게 쉽지 않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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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