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급 외국인' 세든, "골든글러브 받는다면 영광"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3.09.22 11: 30

SK 좌완 크리스 세든(30)은 올해 프로야구 최고의 외국인 투수로 꼽힌다. 그를 상대하는 타자들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세든만 만나면 이상하게 안 된다. 도저히 타이밍을 맞출 수 없다"는 게 타자들의 말이다. 
세든은 직구 구속이 140km대 초반으로 빠른 공을 주무기로 하는 여타 외국인 투수들과 스타일이 다르다. 하지만 높은 각도에서 내리꽂는 까다로운 투구폼에 체인지업-슬라이더 등 다양한 변화구를 원하는 곳으로 구사, 타자들의 타이밍을 빼앗고 밸런스를 무너뜨리는데 능하다. 세든이 가장 꾸준한 투수로 자리 잡은 이유. 
세든은 올해 28경기에서 12승6패 평균자책점 2.93 탈삼진 149개를 기록하고 있다. 평균자책점-탈삼진 2위에 다승 공동 3위. 투구이닝(175⅓)도 4위에 올라있다. 무엇보다 5회 이전 조기강판이 한 경기밖에 없을 정도로 꾸준함을 자랑하고 있다. SK의 가장 믿을 수 있는 선발 에이스가 바로 쉽게 무너지지 않는 투수 세든이었다. 

세든은 자신의 성공 비결에 대해 "SK의 좋은 수비 덕이다. SK하면 수비가 좋은 팀이라고 들 었는데 수비의 도움을 많이 받았다"며 "포수 조인성·정상호와 호흡도 좋았다. 두 포수의 리드 덕분에 내 주무기를 잘 살릴수 있었다. 리즈나 바티스타처럼 빠른 공을 던지지 못하는 만큼 내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상대 타자의 밸런스를 무너뜨러야 했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그는 또 "통역을 비롯해 많은 사람들이 적응을 도와줘 편하게 지낼 수 있다. 선수들이 정말 친절하다"고 엄지 손가락을 들었다. 통역을 맡고 있는 SK 운영팀 김현람 매니저는 "세든의 성격이 참 좋아 선수들과 잘 어울린다. 적응을 빨리 했다"고 발겼다. 올해 불펜에서 날린 승리만 5번이나 되지만 그 또한 "야구를 하다 보면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고 웃으며 넘길 정도다. 
세든은 아직 확실한 타이틀이 없지만 주요 투수 기록에서 4위 이내에 이름을 올릴 정도로 순도 높은 활약을 하고 있다. 찰리 쉬렉(NC), 쉐인 유먼(롯데)과 함께 올해 최고 외국인 투수로 꼽히며 투수 부문 골든글러브 후보로도 거론되고 있다. 국내투수 중에서 눈에 확 띄는 후보가 없어 외국인 투수들의 싸움이 될 공산이 크다. 
외국인 투수가 골든글러브를 차지한 건 2007년 두산 다니엘 리오스, 2009년 KIA 아퀼리노 로페즈 2명 뿐이다. 세든은 "찰리처럼 좋은 투수들이 있지만, 내 할 일을 열심히 하다 보면 결과는 자연스럽게 따라올 것이다. 남은 시즌을 잘 마무리해서 만약 골든글러브를 받을 수 있다면 영광"이라고 기대감도 살짝 드러냈다. 
화려한 경력의 선수들도 이제 한국야구의 문을 두드릴 정도로 선호하는 리그가 됐지만 대부분 선수들이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다. 세든은 "한국은 미국이나 도미키나와 야구 스타일이 확실히 다르다. 기술적인 차이에 대해 공부하고, 빨리 파악하는 게 중요하다. 스스로 적응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는 조언도 잊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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