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프로야구 최초의 9위 불명예를 썼다.
한화는 21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3 한국야쿠르트 세븐 프로야구' SK와 홈경기에서 2-3 석패를 당했다. 이날 패배로 한화는 잔여 10경기에 관계없이 7위 KIA와 8위 NC에 밀려 최하위 자리가 확정됐다. 9개 구단 체제 첫 해부터 최초의 9위 불명예를 뒤집어쓴 것이다.
한화로서는 주루 플레이 미숙과 시원한 결정타 한 방이 아쉬운 경기였다. 3·5회 이양기의 내야 뜬공 때 1루 주자들이 모두 타구 판단에 실패하며 1루에서 더블아웃돼 흐름을 끊었다. 7회와 8회, 두 번 연속 만루 찬스에서 결정타 부재로 득점을 내지 못했다. 잔루만 무려 10개.

이날 패배로 38승79패1무 승률 3할2푼5리가 된 한화는 8위에 랭크돼 있는 NC에도 10경기 뒤졌다. 이미 지난 21일 대전 SK전 패배로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NC에 열세가 확정된 한화는 경기수가 많이 남아있는 KIA에도 산술적으로 뒤집을 수 있는 확률이 완전 소멸돼 9위가 확정됐다.
한화의 9위는 시즌 전부터 어느 정도 우려된 일이었다. 에이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작으로 박찬호의 현역 은퇴와 양훈의 군입대 그리고 송신영의 이적으로 전력 약화가 뚜렷했다. 지난해에도 최하위였는데 있는 전력마저 사라졌다. 설상가상으로 별다른 외부 영입도 없었다.
한국시리즈 우승 10회에 빛나는 '승부사' 김응룡 감독의 용병술에 기대를 걸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 개막 시작부터 13연패로 무너졌다. 프로야구 사상 최다 개막 연패의 불명예를 썼고, 시즌 내내 수렁에서 허덕였다. 5월23일부터 9위 자리에서 한 번도 벗어나지 못했고, NC에도 크게 뒤진 최하위가 됐다. 한화는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최하위이고, 김응룡 감독은 사령탑 23시즌 만에 첫 최하위 굴욕이다.
이로써 한화는 지난 2009년 이후 올해까지 최근 5년 사이 무려 4번이나 최하위에 머물며 끝이 보이지 않는 암흑기의 절정에 있다. 프로야구 최초 9위 불명예까지 쓴만큼 이제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 당장 2년 후에는 10구단 KT가 1군 무대에 합류한다. 사상 첫 9위 불명예를 거울삼아 이제는 정말 환골탈태해야 한다.
한편 7개 구단 체제 첫 해였던 1986년에는 빙그레(현 한화)가 최저 승률(.290)을 기록하며 신생팀의 한계를 절감했다. 하지만 8개 구단 체제 첫 해였던 1991년에는 신생팀 쌍방울이 공동 6위에 오르며 예상 밖 돌풍을 일으킨 가운데 OB(현 두산)가 1.5경기 뒤진 8위로 최하위. 당시 OB도 올해 한화처럼 2년 연속 최하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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