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11년만의 PS] ‘언더독’ 김기태, 생애 첫 KS 직행 가시화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3.09.23 06: 00

김기태 LG 트윈스 감독은 현역 시절 최고의 좌타자 중 한 명으로 손꼽혔다. 그러나 소속팀의 승운이 좋았던 선수는 아니었다. 쌍방울-삼성-SK에서 현역 커리어를 보냈던 김 감독. 선수 시절에도 경험하지 못했던 한국시리즈 직행의 꿈을 감독으로서 현실화 할 수 있을 것인가.
LG는 22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벌어진 NC와의 경기에서 6-1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최근 2연패를 끊은 LG는 선두 삼성과의 승차를 0으로 줄였다. 그와 함께 전날(21일)까지 5위였던 롯데가 넥센에 3-4 패배를 당하면서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유효승수가 0이 되었다. 2002년 한국시리즈 준우승 이후 11년 만에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이 확정된 순간이다. LG에게는 더없이 기쁜 순간이다.
2011년 말부터 LG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은 그동안 어려운 가운데서 팀을 뭉치게 한 형님 리더십으로 가을 잔치 입성에 한 몫 했다. 모래알 팀워크라는 악평을 들었던 LG를 맡은 뒤 김 감독은 특유의 우직한 스타일로 선수들에게 믿음을 심어줬고 이는 패배의식 탈피를 넘어 9개 구단 중 가장 먼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짓는 호성적으로까지 이어졌다.

남은 것은 페넌트레이스서 더 높은 순위로 입성하는 것. 승차 없는 선두 삼성의 잔여 일정이 좀 더 유리한 것이 사실이지만 28일부터 10월4일까지 벌어지는 죽음의 7연전에서 상승세 바람을 탄다면 페넌트레이스 우승과 한국시리즈 직행도 꿈은 아니다. 이 시나리오가 현실이 된다면 김 감독도 현역 시절 경험하지 못한 한국시리즈 직행의 꿈을 이루게 된다.
1991년 신생팀 쌍방울의 주포로 데뷔한 뒤 2005년 SK에서 유니폼을 벗을 때까지 김 감독은 통산 1544경기 2할9푼4리 249홈런 923타점을 기록하며 명성을 높였다. 1998시즌이 끝난 후에는 계투 에이스 김현욱과 함께 당시로서 파격적인 20억원 트레이드(포수 양용모, 외야수 이계성 포함)로 삼성 유니폼을 입었고 2001시즌 후에는 2-6 트레이드를 통해 SK로 이적했다. 그리고 2005시즌 후 SK 유니폼을 입고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던 김 감독이다.
현역 시절 김 감독은 사실 팀 성적에서 큰 빛을 못 봤던 타자 중 한 명. 쌍방울은 상대적으로 미약한 지원에 따른 얇은 선수층으로 인해 창단 이래 단 한 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하는 등 중하위권을 맴돌았다. 삼성 이적 후 팀은 2001년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했으나 그 해 김 감독은 44경기 1할7푼6리 9타점에 그치며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시즌 후 SK로 트레이드된 가장 큰 이유다.
2003년 김 감독은 현역 시절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으나 팀은 페넌트레이스 4위로 진출해 한국시리즈까지 오른 여독 여파로 인해 2승4패로 무릎 꿇으며 준우승에 그치고 말았다. 결국 김 감독은 한국시리즈 우승의 기쁨을 누리지 못하고 아쉽게 현역으로서 선수 생활을 접어야 했다. 현역 시절 김 감독은 ‘최강자’라기보다 도전자를 일컫는 ‘언더독’ 입장의 팀에서 더욱 오래 몸을 담았다.
따라서 2013년은 LG 뿐만 아니라 김 감독 개인에게도 프로 무대를 밟은 이래 가장 화려한 시즌이라고 볼 수 있다. 무엇보다 지난해 7위였던 팀 순위가 수직상승, 단순한 포스트시즌 진출을 넘어 한국시리즈 직행까지도 넘볼 수 있는 위치로 올라섰다는 것이 더욱 뜻깊다.
절친한 친구 사이인 염경엽 넥센 감독은 시즌 중 “LG 선수단의 힘이 붙은 데는 김 감독의 공로가 정말 크다”라며 친구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 야구 관계자는 “선수를 팀 운용의 부품으로 생각하기보다 함께 가는 동반자적 입장으로 돌아보고 질책할 때는 꾸중도 아끼지 않았다. 김 감독의 리더십이 LG의 상승세를 이끌었다”라며 높은 점수를 주었다. 김 감독은 형님 리더십을 앞세워 자신의 생애 첫 한국시리즈 직행도 성공시킬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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