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의 선발 라인업이 팬들에게 비교적 낯선 이름들로 채워지고 있다. 이를 결정하고 또 바라보는 선동렬 KIA 감독의 시선도 복잡하다. 기대를 드러내면서도 현실을 인정하며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함을 강조했다. 내년 도약을 노리는 KIA에 반드시 필요한 요소이기도 하다.
KIA는 22일 현재 48승68패2무(.414)로 7위에 처져 있다. 이미 포스트시즌 진출은 좌절됐다. 팀 분위기가 좋을 리가 없는 상황에서 성적도 팬들을 답답하게 하고 있다. 흔히 말하는 ‘유종의 미’와도 한참 동떨어진 시즌 막판을 보내고 있다. 최근에는 5연패의 늪에 빠졌고 이제 8위 NC와의 승차도 반경기에 불과하다. 자칫 잘못하면 8위라는 불명예스러운 순위로 이어질 수도 있다.
다만 한 가지 긍정적인 부분은 시즌 막판 기회를 얻고 있는 신진급 선수들이 조금씩 성장하고 있다는 점이다. 올 시즌 주축 선수들의 잦은 부상으로 몇몇 신진급 선수들이 기회를 잡기도 했던 KIA는 포스트시즌 진출 좌절이 확정된 이후 좀 더 많은 젊은 선수들에게 출전 기회를 주고 있다. 내년을 바라본 포석이다. 전광판에 낯선 이름이 많은 이유다.

22일 잠실 두산전에서도 상·하위타선의 선수 인지도가 극명하게 나뉘었다. 1번부터 4번까지 포진한 신종길 안치홍 이범호 나지완이 익숙한 선수들이었다면 5번부터 이름을 올린 이종환 황정립 이동훈 윤완주 이홍구는 올 시즌 출전 기회가 많지 않았던 선수들이었다. 눈도장을 받아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었을까. 중간중간 미숙한 플레이가 눈에 띄기도 했지만 이 선수들은 모두 안타 1개 이상을 기록하며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어차피 내년 도약을 바라보는 KIA로서는 이 선수들이 시즌 막판 경험을 쌓음으로써 얻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주전과 비주전 사이의 전력 격차가 크다는 지적을 받는 KIA로서는 안정된 시즌을 치르기 위해 이런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반드시 필요하다. 선동렬 KIA 감독도 기대감은 숨기지 않았다. 선 감독은 22일 잠실 두산전을 앞두고 이동훈 이홍구 한승혁 이종환 등의 이름을 거론하며 시즌 막판 꾸준히 중용할 의사를 드러내기도 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한 법이다. 시즌 막판 좋은 활약을 펼치며 기대를 걸게 하는 젊은 선수들은 항상 있었다. 그러나 그 기세를 다음해까지 이어가는 선수는 드물다. 주전 선수들이 호락호락 자신들의 자리를 내주지 않기 때문이다. 이를 극복하느냐, 그렇지 못하느냐는 ‘스타’와 ‘만년 유망주’를 갈라놓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선 감독도 냉정하게 이를 지적했다.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선 감독은 “결국 본인의 노력 밖에 더 있겠나”고 했다. 코칭스태프에서 기회를 열어줄 수는 있겠지만 자리까지 보장해줄 수는 없는 뜻이다. 선 감독은 “주전들과 똑같이 해서는 안 된다. 주전보다 더 피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그 과정에서 자신의 단점을 빨리 보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연 이 선수들이 선 감독의 주문을 충실히 따라 내년 KIA의 상승 동력으로 자리할 수 있을까. 치열한 겨울을 예고하고 있는 KIA의 화두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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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