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 삼성과 4위 두산. 두 팀간의 승차가 두 게임 반차 밖에 되지 않습니다.
2013 프로야구 정규시즌 종료까지 팀당 6~10경기를 남겨 놓은 9월 22일 현재 선두 삼성과 2위 LG가 게임차가 없고, 3위 넥센은 삼성과 두 게임 차로 바짝 좁혀졌습니다. 얼마남지 않은 경기에서 순위가 어떻게 요동칠 지 모릅니다.
리그 우승을 차지하면 한국시리즈에 직행해 그만큼 유리해 4개 팀 모두 선두를 향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정규시즌 막판에 순위가 바뀌어 극적으로 시리즈 우승한 역대 사례를 알아보겠습니다.

▲ 고의적으로 선택한 롯데에게 당한 삼성
1984년 삼성은 호화멤버로 전기 우승을 차지하고 후기 한때 통합우승까지 노렸으나 7월 말 페이스가 처지자 전략을 수정했습니다.
OB와 롯데 가운데 어디를 한국시리즈 파트너로 택하느냐는 삼성의 선택이 가능한 상황이었고 덤으로 이만수의 타격 3관왕 만들기도 가능했습니다.
그래서 삼성 김영덕 감독은 당시 전기리그때 삼성이 일방적으로 앞섰던 롯데를 택하기로 했습니다. OB와는 양팀간에 선수단이 패싸움도 할 정도로 사이가 좋지 않아 후기에 1위를 달리던 OB보다 한 단계 아래인 롯데에게 져주기를 해 롯데를 시리즈 파트너로 삼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한국시리즈는 롯데의 최동원을 위한 시리즈가 됐습니다. 최고투수였던 최동원은 1차전 완봉승, 3차전 완투승을 따내고 5차전서 패하자 6차전엔 5회부터 구원등판해 승리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최종 7차전에 또 선발로 나서 1-4, 3-4로 끌려가다가 유두열이 삼성 선발 김일융을 상대로 8회에 극적인 역전스리런홈런을 날린데 힘입어 6-4, 완투승으로 롯데에 첫 우승을 안겼습니다. 혼자서 한국시리즈 4승.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에도 없는 전무후무한 대기록을 남긴 것입니다.
▲ 4위에서 우승까지 차지한 한화
가장 드라마틱하게 시리즈 우승까지 거머쥐 사례는 아마 1999년 한화 이글스일 것입니다. 1986년부터 7구단으로 참가한 빙그레 이글스(현 한화)는 88년, 89년, 91년, 92년 4차례나 한국시리즈에 올라갔으나 해태에게 세번, 롯데에게 한번 패해 준우승에 머물었습니다.
번번이 우승을 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김영덕 감독을 퇴임 시키고 롯데에서 두번 우승한 강병철 감독을 94년에 영입했으나 3위-6위-4위로 성적이 나아지지 않아 98년 시즌 도중 이희수 코치를 감독 대행으로 선임하고 그해는 8개팀 중 7위에 그쳤습니다.
99 시즌 초반 역시 부진했지만 7월부터 치고 올라가 LG와 매직리그 2위 순위경쟁을 벌이고 막판에는 10연승의 괴력을 발휘해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습니다. 매직리그 2위 한화는 12경기를 남겨둔 상황에서 드림리그 3위 현대보다 4.5경기차 뒤져 있었습니다. 이대로 시즌이 끝난다면 양 팀이 3전2선승제 준플레이오프를 열어 포스트시즌 진출 한팀을 가려야만 했습니다.
하지만 한화는 추석 연휴인 9월 24~26일 현대와의 3연전을 싹쓸이하는 등 파죽의 10연승을 내달려 준플레이오프는 치를 필요가 없어지게 만들고 플레이오프에서 두산을 4승무패로 깨고, 삼성에게 4승3패를 거두고 올라온 리그 승률 1위 롯데와 타이틀을 겨뤘습니다.
그리고 한국시리즈에서 롯데를 4승1패로 물리치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하위팀으로 예상했다가 리그 4위를 차지한 팀이 1위를 꺾은 이변을 연출한 것입니다.

▲ 두산의 두번째 우승 드라마
1995 시즌 LG는 전년도 우승을 차지하고 이 해에도 선두를 질주해 8월 말까지 리그 1위을 차지하고 2위 OB와는 6게임차로 앞서 한국시리즈 직행을 누구나 의심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8월 마지막 주 잠실 홈경기에서 3위 롯데에게 3연패를 당하며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최고투수 이상훈이 18승을 올리고 있었는데 트윈스의 이광환 감독이 한국시리즈에서 그의 등판 일수을 사흘 간격으로 배정하기 위해, 일찌감치 등판 일수를 3일로 앞당겨 테스트하려고 등판 시켰습니다.
그리고 92년 선동렬(해태)이 22승을 기록한 후 20승 투수가 나오지 않자 이상훈에게 20승 투수의 영예를 안기기 위해 정규 시즌 막판에 사흘 간격으로 투입한 것입니다. 하지만 잘 던지던 이상훈은 무리가 왔는 지 3경기에서 내리 승리없이 1무승부2패를 기록, 삐긋거렸습니다.
이상훈은 결국은 정규 시즌 종료일 하루를 앞두고 쌍방울전에서 승리투수가 돼 20승을 기록했지만 몸상태가 좋지 않았고 2년 연속 한국시리즈 우승 감격은 누리지 못했습니다.
반면 OB는 막판에 승승장구하면서 결국 정규 시즌을 LG보다 1무승부 많은 74승6무47패로, LG의 74승4무48패에 반게임차 앞서 리그 1위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했습니다.
롯데는 LG에 비해 5게임반차로 떨어진 3위를 마크해 준플레이오프에 나섰으나 4위 해태보다 4.5게임차가 앞서 당시 준플레이오프는 3, 4위가 4게임차 이하여야 한다는 규정에 따라 준플레이오프를 생략하고 플레이오프에서 LG와 대결했는데 강자 LG를 4승2패로 제치고 한국시리즈에 진출했습니다.
OB는 롯데와 치열한 접전 끝에 4승3패로 82년 원년에 이어 두번째로 패권을 차지했습니다.
▲ LG의 극적인 역전 우승
1990년 LG는 시즌 막판 극적인 1위 뒤집기에 성공했습니다. 5월까지 꼴찌였다가 6월 중순부터 치고 올라가 전반기 마지막 경기에서는 이병훈의 극적인 끝내기 적시타로 4위까지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8월 이후 31승15패 승률 6할7푼4리로 승승장구해 2위 삼성을 넘어 1위 빙그레까지 끌어내리며 극적으로 한국시리즈 직행에 성공했습니다. 특히 마지막 19경기에서는 14승5패를 거두는 괴력을 보였습니다.
플레이오프에서 삼성은 해태를 3승무패로 물리쳤지만 LG는 리그 여세를 몰아 한국시리즈에서 삼성을 4승무패로 완파하고 서울 팀으로 처음 패권까지 거머쥐었습니다. 당시 LG의 멤버는 김재박, 이광은, 신언호 등 베테랑과 김용수, 김태원, 정삼흠, 김동수, 김상훈, 박흥식, 윤덕규, 김영직 등 중견선수들이 활약했습니다.
올해는 전력이 약화된 가운데서 3년 연속 우승을 노리는 삼성, 돌풍의 LG, 포스트시즌 첫 진출한 넥센, 엄청난 타력감을 보여주고 있는 두산 등이 어떤 기적을 쓸 지 궁금합니다.
OSEN 편집인 chunip@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