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포유', 착한 예능의 딜레마 '누굴위한 치유냐'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3.09.23 09: 59

'착한 예능'의 딜레마에 빠진 '송포유'
SBS 추석특집 파일럿 예능프로그램 '송포유'가 2회 방송에서 시청률 상승에도 불구, 소재의 정당성을 놓고 논란에 휘말렸다. '착한 예능'을 표방한 이 예능이 과연 '진짜' 착한 프로그램이 될 수 있냐는 의문 때문이다.
'송포유'는 가수 이승철, 엄정화가 각각 성지고등학교와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 학생들의 마스터가 돼 꿈과 목표 없이 좌절한 학생들과 함께 합창단을 만들어 폴란드 국제합창대회에 출전하는 과정을 그린 3부작 프로그램.

20일 첫 방송에서는 욕설은 기본이고 온 몸에 문신을 하고 담배에 폭행 등 나쁜 짓이라고는 모두 해본 학생들의 충격적인 모습을 소개, 하지만 이후 합창대회를 위해 의지와 욕심을 보이기 시작한 아이들의 변화를 감동적으로 담아냈고, 21일 방송된 2회에서는 성지고등학교와 서울도시과학기술고등학교 학생들이 서로 만나 날카로운 신경전을 벌이는 모습과 교사와 학생들간의 갈등 등이 관전포인트가 됐다.
이 프로그램은 요즘 대중 문화 트렌드인 '힐링'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더 나아가 '교화'다. 이른바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는, 혹은 가려고 하는 아이들을 바로잡고 그들에게 올바른 삶의 가치를 심어주고자 하는 것이다. 힐링 목적의 프로그램으로서는, 더할나위 없이 알맞은 소재와 인물들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왜 가해자인가?'란 물음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단순히 '학교 폭력 가해자의 미화'라는 것에서 더 나아가 '과연 누구를 위한 치유냐'라는 것이 문제로 부각됐다.
가해자의 노출로 다시한 번 상처를 받을 수 있는 피해자와 그 가족들의 고통을 다시한 번 상기시킬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다. 방송의 취지마저 변질시킬 수 있다는 것이 이 딜레마의 위험이다. 가해 학생들의 잘못에 대한 반성과 사죄가 선행되야 한다는 의견도 크다.
그러나 '변화하는 과정' 그 자체를 보여주는 것이라면 이 프로그램도 의미가 있다. 이승철은 23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송포유'를 처음 맡았을 때, 방황하는 아이들을 음악으로 새 희망을 주고자 맡았습니다. 실제로 변화하는 모습이 나옵니다"라고 전하며 자신이 아이들에게 다가가고자 '전과 9범'이란 선의의 거짓말을 한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한편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지난 22일 방송된 '송포유' 시청률은 전국기준 5.8%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21일 첫 방송이 나타낸 3.9%보다 1.9%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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