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32, PSV 아인트호벤)이 잠시 숨겨두었던 '강팀 킬러 본능'을 발휘했다.
박지성은 23일(한국시간) 필립스 스타디움서 끝난 2013-2014시즌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7라운드 아약스와 홈경기서 풀타임을 소화했다. 박지성은 1골 1도움을 기록하며 4-0 대승의 주역이 됐다.
중대 일전이었다. 선두 즈볼레는 앞선 경기서 승점을 추가하지 못했다. 아인트호벤이 이날 경기서 승리할 경우 선두로 도약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아약스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나 상대 아약스는 아인트호벤, 페예노르트와 함께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명문 클럽. 지난 2010-201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3시즌 연속 리그를 제패한 강호였다.
밥먹듯이 강팀을 상대했던 박지성은 두려울 것이 없었다. 과거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시절 FC 바르셀로나, AC 밀란, 첼시, 아스날 등과 경기서 존재감을 뽐냈던 그다. 몸에 맞지 않은 퀸스 파크 레인저스를 거치며 자취를 감췄던 박지성의 '강팀 킬러' 유전자가 어김없이 발휘됐다.
시작부터 몸놀림은 가벼웠다. 박지성은 전반까지 공수 중추 노릇을 하며 팽팽한 흐름에 균열을 가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후반 들어 아약스 사냥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박지성은 2-0으로 앞서 가던 후반 19분 팀의 3번째 골을 도왔다. 오른쪽 측면에서 날카로운 땅볼 크로스를 배달하며 오스카 힐레마크의 추가골을 도왔다. 올 시즌 1골 1도움째.
예열을 마치자 이번엔 해결사로 나섰다. 박지성은 팀의 3번째 골을 도운지 불과 4분 뒤 자신의 시즌 2호골을 작렬했다. 팀 마타브즈의 패스를 받아 약 30m를 질주해 골키퍼와 1대1 찬스를 만들어낸 뒤 오른발로 대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박지성의 쐐기골이 터지자 필립스 스타디움은 '위송빠레' 응원가로 가득 찼다. 귀중한 승리를 따낸 아인트호벤은 6경기 연속 무승(컵대회 포함)의 늪에서 벗어나며 선두로 뛰어올랐다.
베테랑의 품격이 무엇인지 여실히 증명한 박지성. '명불허전', '클래스는 살아 있다' 등의 수식어를 붙이기에 아깝지 않은 경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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