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컨디션이 100%는 아닌 상황임에 분명하다. 그러나 그의 전매특허인 포크볼은 건재한 듯 보였다. 두산 마운드의 새로운 동력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는 이용찬(24)이 자신의 주무기를 따라 건재함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두산의 한 해 농사와 직결된 문제일 수도 있다.
지난해 본격적인 선발 전업 첫 시즌에서 두 자릿수 승수(10승)와 3.00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완전히 자리를 찾은 이용찬은 올 시즌 부상에 발목이 잡혔다. 지난 2월 팔꿈치 뼛조각 수술을 받은 뒤 재활에 매달려왔던 이용찬은 좀 더 완벽한 몸 상태를 찾고자 2군에서 땀을 흘렸다. 그리고 지난 19일 잠실 삼성전에 모습을 드러내며 드디어 복귀전을 가졌다.
두 차례의 등판에서 드러난 성적은 썩 좋지 않은 편이다. 19일 삼성전에서는 ⅔이닝 동안 3안타를 맞고 1실점했다. 22일 잠실 KIA전 역시 내용이 깔끔한 것은 아니었다. 선발 이재우에 이어 6회 마운드에 오른 이용찬은 1사 후 이종환에게 중전안타, 황정립에게 2루타, 그리고 이동훈에게 볼넷을 내주고 1사 만루에 몰렸다. 윤완주 이홍구를 연속 삼진으로 처리하며 불을 끄긴 했지만 아직 한창 좋을 때의 모습이라고 보기는 어려웠다. 이제 두 번 등판했으니 당연한 일이기도 하다.

하지만 희망도 찾을 수 있었던 한 판이었다. 윤완주 이홍구를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운 포크볼이었다. 이용찬의 전매특허인 포크볼의 이날 최고 구속은 128㎞ 정도였다. 구속이 한창 좋을 때로 돌아온 것은 아니었지만 각은 여전히 날카로웠다. 홈 플레이트에서 뚝 떨어지며 헛방망이를 이끌었다.
윤완주 이홍구가 아직 신진급 선수라 이 포크볼이 낯선 것을 감안해도 삼진을 잡을 때의 결정구로 썼던 포크볼의 구위는 살아있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두산 전력분석팀도 “포크볼 구위 자체는 지난해와 비교해도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호평을 내렸다.
결정구는 건재하다. 결국 전반적인 구위와 감각을 되살리는 마지막 과제가 남았다. 일단 긍정적이다. 선수 스스로 아프지 않다고 말하는 점이 최대 희망이다. 아프지만 않다면 남은 정규시즌 일정에서 충분히 구위를 끌어올릴 수 있다. 어차피 포스트시즌을 내다봐야 하는 두산으로서는 이용찬이 진검승부에서도 자신감 있게 공을 뿌릴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 늦었다고 생각하기는 이르다.
김진욱 두산 감독도 이용찬에 대한 기대감을 숨기지 않고 있다. 마무리 보직을 놓고 시즌 내내 오락가락하는 모습이 있었던 두산은 현재 정재훈이라는 믿을맨이 안배 차원에서 빠져 있다. 일단 좋은 구위를 보여주고 있는 윤명준을 뒤로 돌렸지만 김진욱 감독은 “포스트시즌은 정규시즌과 다르다”며 이용찬을 주목하고 있다. 이용찬은 선발과 마무리 경험을 모두 가지고 있고 여기에 큰 경기에서 뛰어봤던 경험까지 갖추고 있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가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이용찬까지 정상적으로 귀환한다면 두산 마운드도 가을잔치에서 해볼 만한 전력을 갖추게 된다. 시즌이 다 지나가고 복귀한 것 같지만 이용찬이라는 이름 석 자가 주는 중요성이 결코 뒷북이 아닌 이유다. 두산의 남은 시즌 최대 화두로 떠오를 가능성도 엿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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