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 각자 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원칙이라는 것이 상황마다 바뀌라고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 13일 박주영(28) 기성용(24) 등을 관찰하기 위해 영국행 비행기에 올랐던 홍명보 축구 A대표팀 감독이 23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했다.
초미의 관심사는 박주영과 기성용이다. 홍명보호는 출범 후 6경기를 치렀지만 최전방 공격수의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 국내파에 이어 지동원, 구자철 등이 시험무대에 올랐지만 합격점을 받지 못했다. 기성용이 빠진 허리진도 한계를 절감했다.

홍 감독은 입국 후 기자들과 인터뷰서 "박주영을 비롯한 모든 선수들과 만났다. 박주영의 현재 상태에 대해 정확히 알 수 있었다. 미래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부상에서 막 복귀해 팀에 합류했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홍 감독은 박주영의 발탁 여부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치면서도 대표팀을 향한 본인의 열망과 경기 출전이 가장 중요할 것임을 밝혔다. "박주영의 지금 위치에서 어렵게 생활하는 것을 느꼈다. 충분히 경험 있는 선수이기 때문에 충분히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홍 감독은 "내 의지보다는 박주영 본인의 의지가 가장 중요하다. 본인의 강한 열망도 확인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이어 대표팀 선발 기준으로 '꾸준한 출전'이라는 원칙이 바뀌지 않았음을 밝혔다. 홍 감독은 "2~3경기를 못 나가는 것은 문제가 없다. 하지만 장시간 벤치에 앉아있는 것은 문제가 된다. 우리는 2~3일 훈련을 하고 경기를 치러야 한다. 내 생각에는 변함이 없다"면서 브라질전에 박주영을 제외시킬 뜻을 에둘러 전했다. 그는 이어 대표팀에서 경기력을 끌어 올려야 한다는 일각의 의견에 대해서도 "각자 다 생각이 다르겠지만 원칙이라는 것이 상황마다 바뀌라고 있는 것은 아니"라며 소신을 지켰다.
박주영은 최근 중동의 러브콜을 거절한 뒤 아스날에 잔류했다. 홍 감독은 이에 대해 "우리가 생각하는 이상으로 선수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 이렇게 저렇게 말할 이유는 없다.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선수다. 본인이 잘 판단할 것"이라고 박주영의 선택에 힘을 실었다.
최근 최강희 전 A대표팀 감독과 SNS 불화설로 도마 위에 올랐던 기성용에 대한 의견도 내놨다. "기성용은 이적 후 2경기를 치렀다. 컨디션도 예전만큼은 아니지만 조금씩 올라오고 있는 상태"라는 홍 감독은 "선덜랜드 감독도 경질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 브라질전 호출 여부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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