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쉬게 했어야 하는건데…".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은 배영섭(27, 외야수)만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다.
배영섭은 지난 8일 잠실 LG전에서 상대 선발 레다메스 리즈의 강속구에 머리를 맞는 부상을 당했다. 다행히 헬멧에 맞아 골절상은 피할 수 있었고 CT 촬영 결과도 큰 부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이후 어지럼증에 시달리며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결국 배영섭은 15일 대전 한화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빠졌다.

류 감독은 23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그때 배영섭이 투구에 맞고 쉬게 했어야 하는건데"라고 진한 아쉬움을 드러냈다. 그리고 류 감독은 "교통사고 후유증처럼 시간이 흐를수록 상태가 악화된다. 내가 쉬게 했어야 하는건데 역시 급하면 안된다"고 한숨을 내뱉었다.
류 감독은 선수들의 컨디션 관리가 철저하기로 정평이 나 있다. 아무리 위급한 상황에도 절대 무리하게 선수를 기용하지 않는다. 부상 위험에 노출된 선수들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1군 엔트리에서 제외시킨다.
"상태가 심한 건 아니지만 열흘간 쉬면서 확실히 치료하는 게 낫다. 항상 시즌은 길게 봐야 한다"는 게 류 감독의 말이다. 팀당 128경기를 소화하는 페넌트레이스 대장정의 성패는 선수층이 좌우할 확률이 높기 때문.
배영섭에게 더욱 미안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이후 류 감독은 최근 진갑용(포수), 이승엽(내야수) 등 컨디션이 좋지 않은 주력 선수들을 1군 엔트리에서 과감히 제외시켰다.
배영섭은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그는 22일 NC 다이노스와의 퓨처스 경기에 1번 중견수로 선발 출장해 2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한편 배영섭은 오는 27일 롯데와의 홈경기에 앞서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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