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 없는 무뚝뚝한 말투와 딱딱한 표정, 그리고 어떠한 상황에서도 침착함을 잃지 않는 태도까지. 배우 최지우만의 수상한 캐릭터가 탄생했다.
지난 23일 오후 첫 방송된 SBS 새 월화드라마 '수상한 가정부'(극본 백운철, 연출 김형식)에서는 어느 날 갑자기 엄마를 잃은 4남매와 가정부 박복녀(최지우 분)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아내를 잃고 4남매를 키우게 된 은상철(이성재 분)은 무기력한 날들을 보내고 있었고, 집은 엉망진창이 됐다.
아슬아슬한 나날을 보내고 있는 은상철네 집안으로 들어간 박복녀는 어질러진 집안을 순식간에 예전의 모습으로 바꿔놨고, 4남매에게 엄마의 손맛을 빼닮은 식사를 만들어줬다. 그러면서도 박복녀는 둘째 은두결(채상우 분)과 은근한 신경전을 벌였다. 또 박복녀를 소개한 직업소개소 소장은 은상철에게 그는 살인을 시키면 진짜 사람을 죽일 수도 있는 무서운 사람이라고 경고해 궁금증을 더했다.

일본드라마 '가정부 미타'를 원작으로 한 '수상한 가정부'는 상처를 안고 살아가던 가족이 표정과 감정 없이 웃지도 않는 박복녀를 가정부로 맞으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통해 가족 간의 화해와 치유, 사랑을 그려나갈 예정이다. 지난 2011년 NTV에서 방송된 '가정부 미타'는 40%가 넘는 시청률을 기록, 일본 드라마 역대 시청률 순위 3위에 오르며 큰 인기를 모은 바 있어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주인공 박복녀 캐릭터는 올해 방송돼 인기를 끈 KBS 2TV 드라마 '직장의 신'의 미스김(김혜수 분), MBC 드라마 '여왕의 교실'의 마여진(고현정 분)과 닮아 있어 방송 전부터 눈길을 끌었다. 박복녀는 매회 거의 같은 옷을 입고 출근해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는 미스김과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고 어두운 분위기를 풍기는 마여진을 합쳐놓은 듯한 캐릭터로, 일본드라마 특유의 분위기가 진하게 묻어 있는 인물이다.
일단 첫 방송에서 보여준 최지우의 연기변신은 어느 정도 합격점을 받았다. 웃는 모습이 예쁜 여배우에서 표정 변화 없이 딱딱하게 변한 최지우의 모습만으로도 흥미를 유발하는 데는 성공한 셈. 또박또박한 '다나까' 말투는 감정 없는 박복녀 캐릭터의 서늘하고 차가운 분위기를 잘 표현했다는 반응이다.
그동안 드라마 '겨울연가', '천국의 계단', '스타의 연인' 등에서 청순가련형의 주인공이나 능력 있는 커리어우먼을 연기해왔던 최지우는 이번 작품을 통해 '멜로퀸' 이미지를 벗었다. 첫 방송만으로도 일단 시선을 끄는 데는 성공, 앞으로 최지우가 그만의 독특하고 수상한 캐릭터를 어떻게 그려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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