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욱 PD의 신작 tvN 시트콤 '감자별 2013QR3'(이하 '감자별')이 지난 23일 첫 포문을 열었다. 전작인 '하이킥' 시리즈의 초반 심각함을 살짝 덜어내고, 캐릭터 설명에 힘을 더욱 보탠 듯한 모습이 짙었다.
김병욱표 시트콤에 매번 등장했던 복선은 여전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지구로 접근 중인 감자별, 노수동의 전립선, 노씨-나씨 가족의 관계, 어릴적 잃어버린 아들 등의 요소들이 복선으로 대거 등장해 향후 이야기 전개에 궁금증을 더했다.
# 감자별·전립선…인류·개인에 닥칠 불행

나진아(하연수 분)의 집안 TV 브라운관을 통해 잠깐 등장했지만, '감자별'의 지구 접근에 대한 뉴스는 결국 극의 가장 큰 축을 담당하는 부분이다. 지구를 지나칠 것이라는 예상과는 달리 지구 곁에 머물며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요소로 자리잡으며, 모든 이들의 변화를 이끌게 될 전망.
'감자별'의 존재가 인류에 갑작스럽게 닥치게 될 위기를 대변한다면, 노수동(노주현 분)의 전립선 비대증은 이후 '암'에 걸리게 되는 그의 모습을 예고하며 개인과 가족에 닥칠 위기를 나타낸다. 노송이 이날 며느리에게 "그러다 진짜 죽으면 어쩔래?"라고 소리치는 모습은 이를 은연중 암시한다.
이는 늘 위기의 언저리에 살고 있지만 하루하루에 살기 급급한 요즘의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갑작스럽게 불어닥친 크고 작은 위기에 어떻게 대처하고, 어떤 변화를 겪게 되는지에 대한 해답을 풀기 위한 장치로 활용된다.

# 노씨-나씨 가족의 관계설정…평창동 vs 재개발 지역
첫회는 서울 평창동에 거주하는 노씨 일가를 주축으로 전개됐다. 최고령자인 노송(이순재 분), 주식회사 콩콩의 고문 노수동, 콩콩의 대표 노민혁(고경표 분), 민혁의 누나 노보영(최송현 분), 보영의 두 아들까지 4대로 구성된 대가족이다.
반면 나진아는 가로수 전등이 고장나도 교체해주지 않는 그런 변두리 재개발지역에 엄마 길선자(오영실 분)와 단 둘이 생활하며 아르바이트로 생활을 연명한다. 패스트푸드점에선 밝고 활기차지만, 어둠에는 유독 약한 모습이다.
첫회에선 두 가족의 묘한 인연이 설명됐다. 나진아의 아빠는 실제 노씨 일가에 부를 안겼던 스카이 콩콩을 개발했던 콩콩 직원이었던 것. 이 같은 인연은 나진아가 콩콩의 인턴으로 취직하고, 두 모녀가 노수동의 평창동 집 차고로 들어가 살게 되면서 다시 한 번 뒤엉키게 된다.
# 잃어버린 아들…출생의 비밀?
또 하나의 복선은 노수동-유정(금보라) 사이의 잃어버린 아들 '준혁'의 존재다. 이날 방송에서는 가족 모두는 그 사실을 알고 있지만, 쉬쉬하는 모습으로 일관해 보는 이의 궁금증을 자극했다.
이는 향후 극에 등장하는 남자 캐릭터, 혹은 카메오들이 '혹시 잃어버린 노수동의 아들 준혁이 아닐까?'라는 가능성을 열어두게 하며 다양한 이야기 전개를 가능케 한다. 드라마에서 흔히 등장하는 '출생의 비밀' 카드를 예고해 놓은채, 시청자에게 끊임없이 카드를 찾게 만드려는 제작진의 의도가 녹아있다.
함께 밥을 먹는 동안에도 서로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노씨 가족들이 과거에 잃어버린 아들에 대해선 오히려 한결같은 그리움과 애정으로 일관, 당장 눈 앞에 있으면 그 소중함을 깨닫지 못하는 가족의 존재에 대해 되짚어볼 소재로도 활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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