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유의 넉살은 여전했다. 어쩌면 야구가 잘 되니 더욱 그럴지도 모르겠다.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채태인의 방망이가 불을 뿜었다.
채태인은 23일 대구 한화전서 0-1로 뒤진 4회 2사 1루서 한화 선발 송창현의 2구째 슬라이더(121km)를 받아쳐 125m 짜리 중월 투런포를 가동하는 등 3타수 2안타 2타점 1득점으로 4-1 승리를 이끌었다.
70승 고지를 밟은 삼성은 포스트시즌 진출을 확정지었다. 그만큼 19일 잠실 두산전 이후 4일 만에 터진 채태인의 한 방은 값졌다. 채태인은 경기 후 "얼떨결에 맞아 홈런이 됐다"고 재치 넘치는 홈런 소감을 밝혔다.

채태인은 지난달 17일 포항 넥센전서 3회 문우람의 우익선상으로 향하는 타구를 다이빙 캐치하는 과정에서 왼쪽 어깨를 다쳤다. 구단 지정병원인 서주 미르 영상의학과에서 MRI 촬영을 통해 '왼쪽 어깨 상완골두 대결절 부위에 금이 갔다'는 진단을 받았다.
8월 20일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채태인은 23일 일본 요코하마의 이지마 병원에서 재활 치료를 받으며 상태가 호전됐다. 상무와의 두 차례 경기에서 5타수 1안타 1득점을 기록했다. 그는 "2군에서는 공도 제대로 맞추지 못했는데 복귀 첫 경기(18일 포항 NC전)서 빗맞은 안타가 나온 뒤 잘 풀렸다"고 말했다.
2007년 프로 데뷔 후 올해 만큼 비중이 컸던 적은 없다. 주축 타자들의 부진 또는 부상 속에 채태인의 역할이 더욱 커지고 그가 빠지면 채태인의 공백이 더욱 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 그럴때마다 채태인은 "원래 그런 타자가 아닌데 올해 이상할 만큼 잘 된다"고 웃었다.
포스트시즌을 앞둔 채태인의 각오는 남다르다. 채태인은 뇌진탕 후유증에 시달리는 등 잇딴 부상과 부진 속에 2년간 쓰라린 아픔을 맛봤다. 류중일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꾸준히 기회를 제공받았으나 기대 이하.
채태인은 지난해 연봉에서 54.5% 삭감된 6000만원에 재계약 도장을 찍었고 괌 1차 전훈 명단에서 제외되는 등 프로 데뷔 후 가장 큰 시련을 겪었다. 커다란 눈망울을 보면 알 수 있듯 그는 마음이 여린 편. 그만큼 가슴앓이도 심했다.
그는 "내가 이렇게 할 줄 몰랐다. 술술 잘 풀린다. 올해 야구가 정말 재미있다. 끝까지 하겠다"며 "2년간 포스트시즌 때 제대로 못햇는데 올해 잘 되지 않겠나. 지금껏 잘 됐으니 잘 되리라 맏는다"고 한국시리즈 3연패를 향한 전의를 불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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