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예능프로그램 ‘스토리쇼 화수분’의 폐지가 확정됐다. 지난달 29일 ‘황금어장-무릎팍도사’의 후속작품으로 편성된 후 채 한 달이 가기도 전에 결정된 사안이라 눈길을 끈다.
MBC의 고위 관계자는 24일 오전 OSEN에 “‘화수분’이 10월 첫째 주 방송을 끝으로 폐지된다”면서 “‘화수분’ 후속 프로그램은 드라마국에서 제작되는 단막극이 편성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화수분’은 시청자와 스타의 사연을 다양한 연예인 출연자들이 콩트로 재구성하는 프로그램. 김갑수, 김성주, 정준하, 서경석이 MC를 맡은 가운데 매주 다양한 출연자들이 콩트 연기에 도전해왔다.

콩트라는 형식으로 인해 ‘화수분’은 방송이 시작되기도 전 ‘진부하다’, ‘시대착오적이다’ 등의 우려를 받았었다. 그러나 베일을 벗은 프로그램은 자막과 화면 배치로 세련미를 입혀 의외로 재미있다는 반응을 얻었다.
뿐만 아니라 아이돌 스타와 인기 예능인 등 대세 출연진을 쏟아 부은 제작진의 물량공세가 어느 정도 통하는 듯 보였다. 지금까지 방송분에 출연한 게스트만 보더라도 첫 회에는 샘 해밍턴, 보라, 조권, 정진운, 미르, 승호, 크레용팝이 출연했고, 2회에는 김민교, 김예원, 정은지, 김민국, 김민율, 3회에는 황광희, 시완, 김동준, 하민우, 루나, 가희, 손진영, 후지이 미나, 윤민수 등이 출연해 의외의 연기력을 발산하며 즐거움을 줬다.
그러나 관찰 예능과 리얼 버라이어티가 유행하는 시대에 콩트를 내세운 까닭에 호불호가 엇갈리는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기본적으로 작위적일 수밖에 없는 콩트에 대한 안방 시청자들의 낯설어 하는 반응이 쉽사리 변할 수 없었기 때문. 아무리 유명한 연예인들이 출연하더라도 90년대 식의 작위적인 상황극은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했다.
이는 저조한 시청률로 이어졌다. 전국기준 3.7%(닐슨코리아)의 시청률로 시작했던 '화수분'은 회를 거듭할 수록 떨어지는 시청률을 붙잡지 못했다. 급기야 지난 지난 12일에는 2.7%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아쉬움을 남겼다.
'콩트'라는 태생적 한계를 안고 화제성과 시청률 면에서 부진했던 '화수분'은 결국 한달이 못가 폐지를 당하는 비운의 프로그램이 됐다. MBC의 경우 얼마 전 출연진의 부상 논란으로 논란이 됐던 '스플래시'의 폐지로 한 차례 화제가 된 상황. 비록 야심차게 준비한 두 프로그램이 모두 일찍 종영되긴 했지만 타 방송사들이 '표절 논란'에 시달리고 있는 사이 새로운 포맷을 만들기 위해 시도하는 그 실험 정신만은 높이 살만 하다. MBC가 연이은 신생 프로그램 폐지의 악재를 어떤 방식으로 해결해 나갈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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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