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장은 잠시였다. 날카로운 칼 끝은 겜빗게이밍의 자존심을 꿰뚫어버렸다. 한국 챌린저리그 1번 시드 나진 소드가 겜빗게이밍을 누르고 '롤드컵'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나진 소드는 24일(이하 한국시간) 오전 미국 캘리포니아주 컬버시티 컬버스튜디오에서 열린 'LOL 시즌3 월드 챔피언십(이하 롤드컵)' 8강 겜빗게이밍 밴큐와 대결서 1세트를 내줬지만 2세트부터 '와치' 조재걸-'나그네' 김상문의 연계 플레이를 비롯해 특유의 공격성이 살아나면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뒀다.
삼성 오존을 탈락시킨 겜빗 벤큐를 상대로 나진 소드는 롤드컵 8강전서 멋진 설욕극과 함께 지난 대회 8강 탈락의 한을 씻어내면서 한국 1번 시드팀 다운 위용을 과시했다.

출발은 불안했다. 그간 중단에서 붙박이였던 '쏭' 김상수 대신 '나그네' 김상문을 기용한 나진 소드는 상단과 연계 플레이가 젼혀 되지 않으면서 팀파이트에서 연전연패, 너무나 손쉽게 1세트를 내주면서 끌려갔다.
자칫 위기상황에서 하늘이 나진 소드를 돕는 듯 했다. 2세트부터 괴력에 가까운 정반대의 경기력이 발휘되기 시작했다. 1세트를 껄끄럽게 한 피즈와 카사딘을 금지시킨 나진 소드는 시작부터 '나그네' 김상문이 '와치' 조재걸과 기막힌 합격으로 상대 중단 '알렉스이치' 알렉세이 이체토브킨 연달아 제압하면서 3-0으로 앞서가며 분위기를 가져왔다.

잠자고 있던 공격본능이 살아나자 나진 소드 특유의 공격성이 겜빗을 압도하기 시작했다. 12분만에 글로벌 골드 6000과 8-3으로 달아난 나진은 24분 54초만에 글로벌골드 2만과 21-4의 압도적인 스코어로 2세트를 승리하면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위기에 몰린 겜빗 벤큐가 3세트 금지 챔피언으로 엘리스 아리를 꺼내들어 중단-정글러 연계를 막아보려했지만 발동이 걸린 나진 소드는 전혀 멈추지 않았다. 2세트서도 퍼스트블러드를 올린 하단듀오 '프레이' 김종인과 '카인' 장누리가 멋진 호흡으로 3세트 주도권을 잡는 2킬을 올리면서 기세를 높였다.
기싸움에서 승리한 나진 소드는 야금야금 겜빗과 격차를 벌리기 시작했다. 드래곤 사냥중 스틸을 당했지만 역으로 상대를 몰살시키는 에이스를 띄우면서 10-4로 멀찌감치 달아나면서 겜빗을 힘을 빼놓았다.
무리하게 드래곤사냥을 시도했던 겜빗은 이 패배로 급속도로 무너졌다. 반면 나진은 흐름을 잡은 뒤 공세의 박차를 가하면서 11-4, 글로벌골드는 6000이상 앞서가면서 주도권을 완전히 손에 쥐었다.

글로벌골드서 1만이상 앞섰던 30분경 3인으로 내셔남작을 제압하면서 바론 버프를 두른 나진 소드는 상대 상단 억제기를 파괴, 점점 더 겜빗 숨통을 조이면서 사실상 승부의 쐐기를 박았다.
결국 나진은 여세를 몰아서 겜빗의 본진을 쑥대밭으로 만들면서 4강 티켓을 거머쥐었다.
겜빗은 나진에 승리를 눈 앞에 두면서 한국 팀 킬러로 명성을 높일 수 있었지만 뒷심 부족으로 주저앉으며 '롤드컵' 8강에 만족해야 했다.
나진 소드는 오는 28일 낮 12시 로스앤젤레스의 갈렌센터에서 감마니아 베어스와 SK텔레콤 T1전 승자와 4강전을 맞붙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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컬버시티=민경훈 기자 rumi@osen.co.kr